국민 10명 중 7명은 임신 후반기에 의사가 태아의 성별을 알려주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은 지난 달 4일 인구수에 비례해 각 시도에서 19세 이상 성인남녀 534명을 무작위로 추첨,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8%가 태아 성감별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국민 대다수가 최근 헌법재판소의 태아성별고지금지법에 대한 헌법 불합치 결정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남자(63.9%)보다는 여자(72.1%)들의 지지가 높았다.
연령별로는 출산에 관심이 많은 39세 이하에서 지지한다는 응답률이 73% 내외로 가장 높았고, 자녀별로는 딸만 있는 부모는 찬성이 70.4%로 아들과 딸이 있는 경우(66.6%)와 아들만 있는 경우(65.8%)보다 많았다.
'아들을 바라고 임신한 태아가 성감별을 한 결과 또 딸이라면 낙태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국민 84.9%가 딸을 임신했다는 이유로 낙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낙태할 수 있다는 응답자는 13.5%에 불과해 태아의 성별을 인지하는 게 낙태로 이어지는 건 반대한다는 대다수 국민의 견해가 분명히 드러났다.
갤럽은 1994년과 비교해 '낙태는 안 된다'는 응답이 23.3% 포인트 증가하고 '낙태할 수 있다'는 응답은 9.9%포인트 감소했다는 점을 들어 여아라는 이유만으로 낙태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낙태할 수 있다는 응답은 여성(17.4%)이 남성(9%)보다 높았으며 특히 40대 여성(20.1%) 중 낙태할 수 있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아들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국민 76.5%는 '상관없다'고 응답했고 23.5%는 '꼭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1995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 '꼭 있어야 한다'는 응답은 21.9%포인트(1995년 45.4%) 낮아졌지만 '상관없다'는 응답은 22.5%포인트(1995년 54%) 높아져 남아선호가 눈에 띄게 약화한 세태가 확인됐다.
아들이 꼭 있어야 한다는 응답은 50세 이상(35.3%)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고 특히 50세 이상 고연령에서는 남자(31.8%)보다 여자(38.3%)들의 남아선호 사상이 더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조사결과의 표본오차는 ±4.2%포인트에 신뢰수준은 95%이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