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석 관세청장<사진>이 이달 6일자로 취임 6개월을 맞는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지난 3.10일 관세행정 수장으로 부임한 허 관세청장은 역대 어느 청장보다도 바쁜 일정을 소화해 냈다.
“일복을 타고 났다”는 그 자신 말처럼, 취임 직후 쇠고기파동과 수직으로 치솟는 물가 문제를 쇠고기 유통이력관리시스템과 생필품 수입원가 공개 등을 통해 효율적으로 상쇄시켜 나가고 있다.
특히 90개 주요 생필품에 대한 수입원가 공개는 관세청 개청 이래 최초의 일로, 기업의 영업비밀보다는 소비자 주권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국민생활 안정이라는 대의를 앞세워 전격적으로 단행됐다.
허 관세청장은 또한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국가성장동력인 무역신장세가 더뎌지자, 기업친화적인 관세행정 구현을 목표로 취임 2개월만에 SMART PLAN를 수립해 시행했다.
기업의 물류비용과 금융비용 등을 절감시키기 위해 탄생한 스마트플랜은 △신속한 세관행정(Speedy Customs) △현장 세관행정(Mobile Customs) △찾아가는 세관행정(Advance Customs) △규제최소화 세관행정(Regulation-free Customs) △멘토형 세관행정(Together Business Customs) 등 5대전략을 골격으로, 총 35개 세부과제를 전국 세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추진중에 있다.
영세·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관세행정 지원방안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은 ‘CARE Plan’의 탄생도 허 관세청장이 뚝심 있게 밀어 붙인 결과다.
허 관세청장은 체납액의 5%를 납부하고 납부계획을 제출한 체납자에게는 금융기관의 신용불량자 회생프로그램과 같은 ‘신용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회생기회를 부여했다.
특히, 납세자가 세관에 과다납부한 세액의 경우 별도의 환급청구가 없어도 세관장 직권으로 세액을 환급토록 관련 고시개정을 정비하는 등 영세중소기업의 자금압박을 크게 완화하는데 주력했다.
감사원은 최근 관세청의 중소기업 지원노력을 높이 사 감사원장 표창을 수여했다.
허 관세청장이 취임 후 단기간에 걸쳐 이같은 성과를 기록한데는 무엇보다 설청(雪聽)의 자세가 주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허 관세청장은 부임 직후 77일간 전국의 47개 세관을 포함한 56개 산하기관을 빠짐 없이 방문했다.
이동거리만 9천km에 달하는 현장방문에서 허 관세청장은 세관직원들은 물론, 업계와의 연쇄 간담회를 통해 총 98개의 규제개선 사항을 발굴했으며, 8월말 현재 83개 규제는 이미 폐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법령 개정에 그치지 않고 타 국가와의 협력사항에 대해서는 직접 해당 국가로 날아가 관세행정 최고 책임자와의 면담을 통해 국내 수출입업체는 물론, 현지법인들의 관세관련 문제를 매듭짓는데도 역점을 기울여 좋은 성과를 얻어냈다.
허 관세청장은 지난 5월 역대 관세청장 가운데 최초로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중소기업가들에게 관세행정 지원방안을 설명하는 한편, 이들로부터 세관행정 개선사항을 빠짐없이 청취한 바 있다.
당시 허 관세청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있듯이 관세청 디스카운트도 있는 것 같다”며, “정부 부처 가운데 업무성과만을 놓고 보면 최우선 순위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관세청의 평가는 항시 실제보다 턱 없이 낮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허 관세청장은 이처럼 실제보다 낮게 평가된 관세청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 올리는데도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
147개국의 관세당국자와 전세계 글로벌 IT업체 등 500여명이 참여한 ‘세계관세기구(WCO) IT컨퍼런스 및 전시회’를 지난 4월 성공적으로 개최해, 대한민국의 IT기술과 선진관세행정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홍보했다.
특히, 제 111/112차 WCO총회에서는 역대 처음으로 우리나라가 WCO 아태지역 의장국에 선출되는 등 국제사회에서 한국 관세행정의 위상을 크게 제고했다.
허 관세청장은 취임 6 개월을 맞아 무역 1조 달러 시대에 대비한 관세행정 발전 동력을 새롭게 정비하는 차원에서 가치체계·발전전략·인사제도에 대한 대수술에 나서고 있다.
허 관세청장은 관세행정의 새로운 비전으로 ‘선진무역강국 실현을 위한 World Best Customs’를 수립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중·장기 관세행정발전전략(4대전략 및 77대 과제)를 수립해 추진 중에 있다.
한편, 효율적인 관세국경관리와 차질없는 세수조달이라는 관세청의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허 관세청장은 취임 6개월이라는 나름의 기념일을 무심히 지나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