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1년8개월간의 짧은 공직생활을 반추해보며 국세행정 발전에 조그마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관련 연구에 나설 생각입니다.”
김유찬 중부지방국세청 납세지원국장이 8월말을 끝으로 국세청 개방형 국장직위에서 물러난다.
정식 임기는 올 연말까지이나, 알려진 대로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임용됨에 따라 학사일정을 감안해 4개월 먼저 사직하게 됐다.
2만여명에 달하는 국세청 직원 가운데, 현재 고위공직자에 올라 있는 사람은 30명.
개방형 직위이기는 하나, 민간인 출신으로 고공단 직위에 올라 1년8개월 이상 국세청 직원을 이끌었던 김 국장이기에, 소감 또한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20~30년의 평균 재직기간을 가지고 있는 중부청 납세지원국 직원들의 경력을 예로 들며, 너무나 짧은 기간이기에 감히 국세행정을 왈가왈부 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김 국장은 “06년 연말에 부임해 약 3개월 가량은 붕~ 떠 있는 기분이었다”며, “국세청에 응모한 것을 알게 된 지인들로부터 ‘외톨이로 임기를 보낼 것’이라는 우려가 정말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김 국장의 이같은 걱정과는 달리 "국세청 특유의 조직문화는 외부에서 온 이방인(?)을 기꺼이 받아들이는데 인색하지 않아 3개월여가 지난 시점부터 빠르게 자신의 자리를 찾게 됐었다"며 그동안 함께 해 온 관리자들과 직원들에 고마움을 표했다.
“술을 썩 그렇게 잘하지는 못하지만, 직원들과 함께 하는 자리라면 절대 사양하지 않고 함께 어울렸죠.”라며 직원들이 외부공모로 들어온 자신을 받아들이기만을 기다릴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함께 일을 풀어 가는 동료라는 인식을 갖도록 많은 공을 들였다며 그동안의 국세청 근무 소회를 밝혔다.
이같은 김유찬 국장이 직접 겪은 경험담은 국세청의 외부인사를 대상으로 한 개방형 직위에 응모하는 누구에게도 귀중한 조언인 셈이다.
함께 일한 국세청 직원들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내릴까?
김 국장은 “외부에서 ‘정부기관 중 조직의 일사불란함과 단결력만큼은 국세청이 으뜸이다’는 말이 있는데, 함께 일해 보니 명불허전(名不虛傳-명실상부하게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명성에 걸맞다)이었다”며 “직장상사에 대한 예절 또한 깍듯해 오히려 불편할 정도였다”고 했다.
새정부 출범 이후 공무원 잉여인력을 줄이기 위해 개방형 직위가 차츰 줄어드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김 국장은 “개방형 직위의 임기가 그리 길지 않은 탓에 해당 정부기관에서는 기대했던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공직을 경험한 민간인이 다시금 본래 자리에 갔을 때는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정부와 국민에게 윈윈이 되는 정책연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우려와는 달리 국세청은 28일,중부청 납세지원국장 외부공모에 들어갔다.
김 국장은 “중부청 납세지원국장으로 재직했던 1년 8개월은 뜻 깊고 소중한 공직자산으로 남을 것”이라며, “국세행정의 발전을 위해 비록 떠나지만 계속 진심으로 응원하고 기원하겠다”고 퇴임의 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