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박나무 이파리의 노래-
만덕산* 초선지(初禪地) 입구
무량의 나무, 나무들
우듬지 곧추세우고
일렬로 서서 합장을 한다
빗살 사이를 유영하는 벌레들
잎사귀 위 교전(敎典) 펼쳐 들고
가부좌 틀고 있다
지금 사는 세상 사람들
몸도 마음도 모두
야위어 가는 세상에서
한 영혼 사윌 수 있더냐
홀로 갈 수 있는 길보이더냐
그래, 기꺼이
가야 할 길이라면
지나는 바람이
후박나무 이파리에
꽉꽉 눌러쓴 경전 읽으며
마음 밭을 일구리라
* 전북 진안군 성수면 중길리에 위치한 산으로 원불교 성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