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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문환 대한주류공업협회 회장

우리나라 주류 외국 브랜드보다 품질 우수, 국민 관심부족 아쉬워

2008 대한민국 주류박람회가 오는 21일부터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컨벤션 홀에서 개최된다. (사)대한주류공업협회가 주최하고 국세청에서 후원하는 주류박람회는 지난 2006년에 이어 2회째를 맞고 있으며, 금번 박람회에서는 우리 술의 우수성에 대한 홍보효과와 더불어 국내 주류산업의 활성화를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한민국주류박람회를 총괄하고 있는 김문환 대한주류공업협회 회장으로부터 박람회개최 의미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2006년에 이어, 두 번째 대한민국 주류박람회가 개최됩니다. 주류박람회를 기획하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습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 술에 대해 인정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시말해  수입 술에 대해서는 대체로 좋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소주를 예로 들자면 값이 싸서 그런지 우수성과 자부심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박람회개최의 목적은 바로 우리나라 술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바로 잡고, 건전한 음주문화를 가꾸어 자가자는 데 있습니다. 상당수 국민들은 우리나라 술은 외국산에 비해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우리나라 술에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세계 어느 나라 어떤 브랜드보다 품질이 우수하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입니다”

 

 

- 2008 대한민국 주류박람회의 특색은 무엇입니까.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술과 더불어 희로애락을 함께 해오며 오랜 세월동안 다양한 양조기술을 축적해 왔습니다. 금년 대한민국주류박람회는 이렇게 발달된 우리 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림으로써, 우리 술에 대한 믿음과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한편 외국으로의 수출기회를 확대해 우리 주류산업이 더 크게 발전하는데 그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이번 박람회는 국내 90개 업체와 해외 7개국의 8개 외국업체가 참가함으로써, 각국의 주류산업관계자, 바이어, 소비자 등 다양한 과람객의 방문이 예상되고 있고,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우리 술을 한눈에 볼수 있는 뜻 깊은 행사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주류박람회 기간 중에는  △주류산업과 건전음주문화 조성 △한국양조과학회 정기학술대회 △주류제조기술 및 주류산업활성화 등 모두 14개의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해 박람회의 수준을 한층 높였습니다”

 

-주류박람회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회원사들의 협조는 잘 이뤄 집니까.
“2006년에는 박람회 개최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회원사들도 일부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주류업계는 수도권 소재 대기업과 더불어 지방의 중소기업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로인해 이러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구분하지 않고 똑같은 비중으로 박람회를 개최할 경우 특정업체에 유리할 것이라는 등의 우려로 인해 박람회 개최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우리국민의 상당수가 소주는 ‘처음처럼’과 ‘참 이슬’ 두 종류 밖에 없는 줄 알고 있을 정도 입니다. 이는 다른 지방에서는 소주가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하지만 주류박람회가 개최된 이후  맥주와 소주는 물론 민속주, 복분자주, 전통주까지 국내에서 생산되는 전체 주류에 대한 홍보에도 큰 역할을 했고, 그 우수성도 많이 증명됐습니다. 이번 박람회가  끝나면 우리나라 술에 대한 인식이 훨씬 더 향상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주류박람회의 기획의도가 주류업체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번 박람회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히 주류홍보에 그치지 않고 건전음주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한주류공업협회 회원사들은 실제로 연간 50여억원을 출연해 경기도 일산 소재 재단법인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에서 알콜중독자  치료사업을 전개하고 있고, 제가 재단의 이사장직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주류제조업체들이 많은 돈을 출연해 이러한 사업을 하는 곳이 없으며, 이러한 측면에서 볼때 우리나라 주류업계의 소비자 보호측면은 선진국 수준입니다.

 

‘술’이라는 것은, 마약, 담배, 알콜 등 사람의 인체에 해로운 물질로 분류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약은 원천 금지, 담배는 금연이란 용어를 쓰지만, 술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금지’라를 용어 대신, 적절한 음주, 건전 음주라는 말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서는 주류산업과 건전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건전음주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차원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 했습니다. 주류업계는 이익에만 집착하지 않고 수익금의 일부를 출연해 건전음주문화가 정착되도록 공동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한국 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신 것 같은데, 한국 술의 자랑거리를 든다면?

 

“이번 박람회에서는 주정이 어떠한 공정으로 이뤄지고, 특히 소주가 화학주라 아니라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 ‘주정홍보관’을 개설·운영합니다. 일반적으로 ‘소주’하면 알코올에 적당히 물을 타서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주정을 만드는 과정은 마치 가정에서 간장 담그는 것 이상으로 발효와 정제과정으로 이뤄지며, 원료도 화학물질이 아닌 주로 국산곡물을 써서 제조되는 것입니다.

 

외국 주정용 곡물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원가부담을 무릅쓰고 대부분 국산 곡물을 주정 원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농민을 보호하고 술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좋은 술로 국민건강뿐만 아니라 우리 농민을 보호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세계적인 권위의 미국의 영어 사전에 소주라는 단어가 최근에 들어갔고, 그 사전은 소주에 대해 ‘쌀을 정유한 한국식 보드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소주의 출고가가 1천원도 안되지만 질적 측면에서는 보드카와 비슷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주도 외국산 술처럼 용기를 거창하게 만들고 하면 더 고급스럽게 보일 수 있겠지만, 병을 고급화하면 원가부담이 늘어나고, 결국 가격이 그만큼 비싸질 것입니다. 비록 소주가 외형은 고급스럽지 않을지 모르지만 내용물은 외제보다 오히려 더 좋다는 평을 외국인들도 하고 있습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소주원료인 주정이 어떻게 생산되는지를 상세히 전시해, 세계 어떤 술과 경쟁해도 뒤지지 않는 우수한 품질이라는 것을 적극 알릴 계획입니다”

 

 

- 2008년 대한민국주류박람회가 2006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첫 박람회를 개최할 때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많은 분의 협조로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가 됐고, 그 원동력으로 올해 박람회 준비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2006 박람회 이후 독일의 맥주축제, 홍콩의 와인 엑스포를 둘러보며 대한민국 주류박람회의 발전방안을 나름대로 구상해 왔습니다.

 

2006년의 경우 각 회원사별 위주로 행사가 진행됐고, 특히 도우미 동원과 이벤트성 행사가 많아 장내가 소란스러웠습니다. 지나고 보니 박람회는 이벤트보다는 박람회의 취지를 차분히 알리고, 또한 비즈니스 성격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금년 박람회에서는 ‘소음규제’, ‘도우미의 노출규제’를 통해 차분한 박람회가 될 수 있도록 계획했고, 무엇보다 한국 술의 위상강화와 홍보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비지니스 박람회가 될 것입니다"

 

- 세무조사 전문가에서, 사회공헌 전문가로 변신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3년간 대한주류공업협회 회장으로서 느낀 점이 있다면?
“국세청 출신이 퇴직이후 세무사개업을 주로 하지만, 저에게 세무사개업은 멀어진 말이 되었습니다. 알콜 중독자를 치료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흔히 말하는 기부·자선의 중요성도 실감하고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생생내기 식의 기부를 하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은 안 하는 것 보다야 낫겠지만 진정한 의미의 '기부'는 그런 게 아니라고 봅니다. ‘자선’은 하고 싶으면 하고, 안하고 싶으면 안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통해 이익을 얻으면 자선은 의무인 것입니다. 딱딱한 세무행정을 하다가 퇴직 후 협회장을 맡은 3년은 정말 보람 있었고, 퇴임 후에는 내 도움이 조금이라도 필요한 사람을 위해 봉사하고 사회적 기분문화 확대를 위해 일조하고 싶습니다. 지금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자리에서 물러나면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 주류문화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좀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시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술문화의 문제점은 기본적으로  취하기 위해서 마신다는 점입니다. 결국 취하기 위해서 마시지 말고, 즐기기 위해서 마시는 마인드로 바뀌어야 하며, 대한주류공업협회에서는 즐기기 위해서 마시는 음주문화조성을 위해 건전음주문화 캠페을 지속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또한 명주 탄생은 그 지방의 질 좋은 농산물을 원료로 물과 기후, 토지 및 저장탱크의 재질, 숙성방법, 제조기술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결합돼 이뤄지는 것인데, 우리나라도 명주를 생산할 수 있는 지리적·물리적 가능성을 충분히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명주로 자부할 수 있는 술이 많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잘 인식을 못하고 있을 뿐이죠. 문제는 앞으로 해외에 우리나라 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알리느냐와 새로워진 체계를 바탕으로 연구하는 노력이 계속 돼야하며, 무엇보다 국민들께서 우리 술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 주신다면 우리나라 술이 세계시장을 넘보는 날도 그만큼 앞당겨 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김문환 회장은 누구인가-

 

 '公 私 분명·외유내강' 한국주류문화선진화 숨은 일꾼 '닉네임'

 

김문환 회장은 국세청에 재직시에는 종로세무서장 등 세무서장과 본·지방청 조사파트에서 실무과장 및 지휘관인 조사국장 등을 두루 거쳤다.

 

공과 사가 분명하고 업무에 대한 소신과 공직철학이 투철해 상하로부터 신임이 두터웠던 인물이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인 그는 2005년 초 당시 두터운 '입지'에도 불구하고 '후진을 위해서'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홀연히 명퇴를 신청해 주위를 의아하게 만들기도 했다.

 

'국세청 조사국 맨'이라는 이미지에서 다소 이질적인 대한주류공업협회 회장에 취임한 그는 취임 이후 한국 주류산업의 선진성 홍보와 이미지쇄신에 차원의 높은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마디로 '중구난방'식으로 흩어졌던 주류공업의 실상을 한 곳으로 응집시키고, 그 결과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했던 '대한민국주류발람회'를 기획하고 성공시키므로써 '한국주류산업발전의 숨은 공로자'라는 닉네임을 받았다.

 

김문환 회장은 "인생의 참 의미와 기부문화의 중요성을 이 곳에 와서야 뒤 늦게 깨달았다"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큰 보람은 앞으로 세무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 즉, 이웃을 살피고 사회공헌 등 할 일이 많아졌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정리:권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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