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그루지야 간의 전쟁의 포성이 멈춘 12일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외교력이 한층 돋보인 하루였다.
프랑스 남부의 휴양지에서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와 바캉스를 보내던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특별기 편으로 모스크바와 트빌리시를 차례로 방문, 두 나라 정상들을 상대로 중재 활동을 펼쳤다.
유럽연합(EU) 순회의장으로서 EU 차원의 휴전방안을 제시하며 압박 행보를 가속화한 것이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 5일째인 이날 그루지야에서의 군사작전 종료를 명령한 것도 사르코지 대통령이 모스크바에 도착한 직후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곧바로 대통령궁인 크렘린에서 군사작전 종료를 선언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그루지야 사태의 해결방안을 중점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제시한 EU의 평화중재안이 대화 테이블에 올랐다.
결국 두 정상은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향후 지위와 안전을 담보하는 방안을 국제사회가 논의하고 △러시아와 그루지야는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한다는 내용의 6개항의 평화안에 합의했다.
회담이 끝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사르코지는 "관련 당사국이 모두 합의하면 EU는 평화유지군을 그루지야에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새로운 카드도 제시했다.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에는 1990년대초부터 러시아의 평화유지군이 주둔하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모스크바에 이어 이날 저녁에는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를 방문,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합의한 평화안을 조율했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