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최초의 주한미대사 탄생이 임박했다.
공화당의 중진인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이 31일(현지시간)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대사 지명자 인준문제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인준반대 입장을 전격 철회한다고 밝혀 인준문제가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브라운백 의원의 반대 입장 철회로 스티븐스 지명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이후 3개월 이상 끌어온 인준 문제가 매듭을 짓게 된다.
스티븐스는 1월22일 조지 부시 대통령에 의해 사상 처음으로 여성 주한미대사로 지명됐고 지명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4월22일 상원 외교위를 통과했다. 현재 스티븐스 대사 지명자에 대한 본회의 인준 절차만 남아 있는 상태다.
스티븐스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가 개최한 북핵 6자회담 관련 청문회에서 본격적으로 감지되기 시작됐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 이례적으로 대북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인권문제가 핵심적인 요소임을 강조했고 스티븐스의 대사 지명에 대해 그동안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며 강경입장을 고수해온 브라운백 의원이 만족감을 표시했기 때문이다.
또 브라운백 의원이 자신이 소속된 위원회가 아닌 군사위에 출석해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한 것 자체도 이례적이지만 힐 차관보가 북한의 인권문제를 집중 거론해 더욱 관심을 끌었다. 힐 차관보는 북핵협상의 진전을 위해 인권문제 언급을 가능한 한 자제해 왔다.
이 때문에 부시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국무부와 브라운백 의원측 간에 모종의 사전 조정작업이 이미 이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힐 차관보는 브라운백 의원의 북한 인권문제 지적에 대해 "북한의 인권기록은 지독하게 나쁘고 매일 북한주민들이 계속해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이제 억압이 더 이상 수용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북한 주민들이 고문과 강제 낙태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처형까지 되고 있다고 보도된 북한의 대규모 수용소에 대한 위성사진을 봐왔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브라운백 의원은 오전 질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힐 차관보가 북한의 인권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향후 대북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핵심 요소로 다뤄질 것이라고 강조한 데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리고 그는 스티븐스 대사 지명자의 인준에 대해 조만간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이날 청문회에서 존 워너 상원의원도 스티븐스 지명자를 만나봤다며 그는 막중한 책임을 매우 잘 수행할 수 있는 굉장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며 스티븐스의 조속한 인준에 대한 희망을 피력했다.
워너 의원은 또 부시 대통령이 방한이전인 8월 휴회 전에 인준 절차를 진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수행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발언을 해 스티븐스 주한미대사의 인준이 임박했음을 암시했었다.
스티븐스는 1975년 충남 부여에서 평화봉사단으로 영어를 가르치면서부터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으며 평화봉사단 근무를 계속하던 중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외교관 시험을 치르고 합격해 1978년 외교관으로서의 첫 발을 디뎠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