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과학자를 태운 잠수정이 세계 최대 담수호인 바이칼호(湖)의 바닥까지 도달하는데 성공했다고 29일 인테르팍스 통신 등 러시아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르-1, 미르-2 등 2정의 잠수정은 이날 분당 30m의 속도로 하강, 2시간 15분여 만에 호수 바닥인 1천680m에 도달했다.
바다가 아닌 담수호 탐사로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기존 바이칼호의 최저 수심은 1천637m로 알려져 왔기 때문에 이번 탐사로 바이칼호의 실제 깊이는 43m가 더 깊은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아나톨리 사갈레비치 탐사대 대변인은 "과학적 연구를 위한 무언가를 발견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라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생물종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탐사가 새로운 에너지 자원을 찾기 위한 것이라는 환경론자들의 우려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한 가스와 석유를 가지고 있다"고 일축했다.
러시아 시베리아 남동쪽 이르쿠츠크와 브랴티야 자치공화국 사이에 위치한 바이칼 호수는 2천500만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호수로 면적은 3만1천500㎢, 남북 길이 636km, 최장 너비 79km, 최단 너비 27km이며, 둘레는 2천200km에 이른다.
담수량은 2만2천㎦로 세계 담수의 약 20%를 차지하며 호수 안에는 총 22개의 섬이 있고 1천800여 종의 동식물이 살고 있는 생물종 다양성의 보고로 지난 1996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러시아 과학자들은 물과 토양 샘플을 채취한 뒤 호수 바닥에 러시아 국기가 그려진 삼각뿔을 세울 예정이다.
이번 잠수정을 동원한 바이칼호 탐사는 약 60회에 걸쳐 9월 중순까지 계속된다.
한편 1987년 건조된 미르 잠수정은 3명의 승무원을 태우고 최저 수심 6천m 까지 잠수할 수 있으며 지난해 8월에는 영유권 분쟁이 한창인 북극 해저에 러시아 국기를 꽂는데 성공했다. (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