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신용위기에서 비롯된 세계적인 경기위축과 함께 내부적으로도 경기순환상 절정에 이른 중국 경제가 이제는 내려갈 일만 남은 듯 보인다.
베이징 올림픽을 10여일 앞두고 터져나온 중국 최대 석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의 감원 소식은 예사롭지 않다.
페트로차이나는 올들어 가파른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동결되면서 지난 상반기 세전수익이 39% 폭락했다.
회사측은 비용 절감을 위해 3년내 전체 인원의 5%인 8만명을 감축키로 했다.
페트로차이나의 감원 소식은 실물경기 하락이 드디어 고용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페트로차이나의 감원은 뒤늦은 감이 있다. 중국 곳곳에서 성장둔화로 인한 파열음이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주로 수출 부문에서 부진하다.
미국 경기가 침체되면서 수출수요가 대폭 줄고 있고 여기에 국제유가와 원재료 가격상승에 이어 인건비 증가로 원가부담이 높아졌다.
중국 정부도 내수중심으로 성장의 질적 변화를 모색한다는 명분으로 가공산업에 대한 규제와 수출관세 부과 폐지 등으로 압박했다.
여기에 올 상반기 7%에 이른 위안화 절상은 간신히 숨만 쉬고 있던 노동집약형 제조업에 숨통을 끊는 역할을 했다.
중국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의 공단은 기업들의 연이은 철수로 공동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고 중국 중소 제조업의 발상지인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에서는 4만개 기업이 도산했다.
중국의 투자를 이끌어가는 부동산시장도 심상찮다. 가격 오름세가 둔화되고 있고 일부에서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역별로 선전(深(土+川>)과 광저우(廣州) 등 주장(珠江)삼각주 주요 도시에서 신규분양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청두(成都)와 충칭(重慶)의 5월 신규분양 가격이 각각 0.4%, 0.1%가 내렸다.
베이징(北京)과 텐진(天津)에서 소폭 상승했지만 폭은 미미했고 가격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개발상들이 승용차 등을 끼워주는 수법으로 사실상 가격을 내린 도시들이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은 중국의 경제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부동산과 건설의 성장기여도가 20%에 이른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재경위원회는 최근 하반기 부동산 가격 폭락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한다는 공식 보고서를 채택했다.
부동산에 앞서 주식시장은 이미 절망적인 상황이다.
경기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주식시장은 중국 경제가 '저성장 고물가'로 치달으면서 상반기 일찌감치 반토막이 났다.
자체 동력을 상실한 대륙 A주시장은 정부의 부양정책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주 공산당 정치국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하반기 경제운용 대책회의를 열고 올 하반기 거시경제정책의 우선 순위를 성장유지와 물가안정에 두기로 했다.
과열경기와 고물가를 막는다는 의미의 '양방(兩防)' 정책을 포기하고 성장을 유지하고 물가를 억제한다는 의미의 '일보일공(一保一控)' 정책으로 전환을 결정한 것이다. 그만큼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는 지난 2.4분기 10.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0.5%포인트 성장률이 둔화됐다.
중국 건설은행 연구부의 자오칭밍(趙慶明)은 중국이 겪고 있는 통화팽창 압력의 상당부분은 외부에서 온 것이라면서 중국 경제가 당면한 최대의 도전은 어떻게 평온하고 비교적 빠른 성장을 유지할 것인가에 있다고 말했다.
중신(中信)증권의 수석 경제분석가인 주젠팡(諸建芳)은 위안화 절상 속도가 점차 완만해지고 수출관세 환급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자오 연구원은 신규대출 억제가 완화되고 농업에 대한 정부지출 확대 등 재정정책을 통한 수요확대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5년간의 두자릿수 성장을 마무리하고 올해 9%대 성장이 점쳐진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한국의 수출에도 영향을 미쳐 저성장 궤도에 들어선 한국 경제를 더욱 수렁에 밀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고물가는 세계에 인플레이션을 수출하고 저성장은 '차이나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