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새벽 경기도 용인의 고시원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6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다.
불이 난 고시원은 면적이 6.6㎡가 채 안 되는 68개의 방들이 벌집형으로 붙어 있어 유독가스가 치솟으며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이날 오전 1시25분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 10층짜리 상가건물 9층에 있는 고시원인 'T 고시텔'에서 불이 났다. 불은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40분만인 오전 2시5분께 꺼졌다.
불로 이영석(38)씨 등 6명이 사망하고 이철수(45)씨 등 4명이 연기를 흡입, 용인강남병원 등으로 옮겨졌으며 부상자 일부는 중태라 사망자가 더 늘어날 우려도 있다.
투숙객 7명은 병원치료를 받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T고시텔 관리인 고모(46.여)씨는 "화재 비상벨이 울려 소화기로 불을 끄려 했지만 불길이 워낙 거세고 유독가스가 치솟아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불이 날 당시 T고시텔에는 40여명이 잠을 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상자 외에 30여명은 자력으로 대피해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전체 투숙객중 20여명은 대학생이라 방학으로 고시텔을 비운 것으로 전해졌다.
상가건물의 1-8층과 10층은 병원 등으로 영업을 하지 않아 인명피해가 없었다.
◇방화로 추정
T고시텔 6호실과 8호실이 불에 타고 빈방으로 알려져 경찰과 소방당국은 일단 방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고시텔 좌측 안쪽에 위치한 6호실은 전소됐으며 8호실은 침대 일부가 불에 탔다.
불은 복도 일부만 태웠을 뿐 다른 방으로 옮아 붙지는 않았다.
용인소방서 관계자는 "6호실은 문이 열린 상태로 불이 났고 8호실은 닫혀 있었지만 문이 잠기지는 않았다"며 "떨어진 방 2곳에서 한꺼번에 불이 날 수 없는 만큼 누군가 고의로 8호실과 6호실에 차례로 불을 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8호실에 불을 낸 뒤 문을 닫고 6호실은 문을 닫지 않아 6호실 바깥 복도도 함께 불에 그을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T고시텔은
T고시텔은 지난해 1월 5일 소방시설 완비증명을 받아 현재까지 1년 7개월째 운영중이었다.
전체 면적은 559.9㎡이며 68개의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구조다.
정사각형 모양으로 가장자리를 돌며 복도가 나 있고 중간을 가로지르는 복도 3-4개가 있다.
방 1개당 면적은 2평(6.6㎡)이 채 되지 않으며 일용직 근로자 등 영세민과 대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이영석(38), 정찬영(27) : 용인 사랑의 병원
▲이철군(43) :용인 서울병원
▲강정혜(50대.여), 김병근(40대 중반), 이병철(38) :용인 세브란스 병원
◇부상자
▲박태원(20대) :용인 세브란스 병원
▲이철수(45) :용인 서울병원
▲김홍성(40), 김영선(40대.여) :용인 강남병원
(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