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人事)를 한다고 하는데, 도대체 언제쯤이나 할지 도통 알 수 없어 갑갑한 심정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함에도 차일피일 인사가 늦춰져 당사자는 물론, 아랫사람들마저 눈치를 살피는 등 보이지 않는 업무차질이 우려된다."
관세청이 지난 24일자로 과장급 43명에 대한 전보인사를 단행했다.
이달말경에는 2차로 11명에 대한 과장급 전보인사가 예정됨에 따라 허용석 관세청장의 말처럼, 전체 과장급 인원의 84%에 달하는 대폭적인 전보인사가 단행된 셈이다.
전보 대상자는 물론 주변에서도 고대해 오던 차에 발표된 이번 인사는 그러나, 세관 직원들의 별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가장 주된 이유로는 앞서 세관직원들의 말처럼 '인사시기를 놓쳐버린 인사'라는 지적이 가장 설득력 있다.
새정부 출범 이후 정부 외청 가운데서도 늑장인사를 한 관세청이지만, 변명이 없을 수는 없다.
고공단 인사는 물론 서기관급 이상만 돼도 최대한 인사를 자제토록 요청한 행안부의 눈치를 살핀 탓이라는 명분도 있다.
그러나 타 외청의 경우 신임청장 부임 직후 고공단은 물론 과장급 인사까지 한달새 마무리한 사례가 많아, 선뜻 받아들일 수 있는 명분으로 내세울 수도 없다.
오히려 '인사라는 말이 들리면 3개월 이후에나 시작한다'는 관세청의 오랜 인사관행(?)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 나을 성 싶다.
인사가 만사라는 금언을 굳이 끄집어내지 않더라도 적재적소의 맞춤형 인사와 함께, 조직의 긴장감과 활력을 유지하기 위한 시기적절한 인사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관세청이 정부기관 가운데 최고의 성과실적을 보이고 있으나, 유독 인사부문에서만 과거를 답습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