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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7.05. (토)

국세청 조직문화와 6시그마

국세청이 강도 높은 쇄신방안 마련을 위해 지난달 29·30일 1박2일 일정으로 내부구성원들간 타운미팅(Town Meeting) 워크숍을 개최한 가운데, 일반인은 물론 국세청 직원들에게조차 다소 생소한 타운미팅이란 용어와 개최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타운미팅' 워크숍은 한상률 국세청장의 지시에 따라 개최된 것이다. 한 국세청장은 서울지방국세청장 재직 당시에도 하위직급 직원들을 주축으로 한 동일한 워크숍을 개최해 서울청 업무쇄신을 기했다.

 

타운미팅은 오늘날과 같은 간접민주주의정치가 아닌 직접민주주의의 한 형태로, 미국 정착기 초창기인 북부지역에서 보급돼 뉴잉글랜드지방에서 발달시킨 정치참여제도이다.

 

과거에는 선거권을 가지는 전(全)주민의 직접 참여로 예산안의 확정, 공무원·학교이사의 선출, 조례 제정 등의 주요 정책에 대한 토론과 표결이 이뤄지는 말 그대로 타운의 최고의결기관으로 활용됐다.

 

오늘날에는 어떤 조직의 의사결정을 상위 관리자 또는 경영자에게만 맡기지 않고 그 의사 결정의 실행 당사자인 하부 조직원까지 참여해 그 의사결정에 주도적 역할을 한다.

 

한상률 국세청장은 지난달 27일 국회 재경위 인사청문회에서 종전의 권위적이고 딱딱한 조직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과감히 민간경영기법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민간혁신경영기법의 대표적 사례인 '6 시그마경영기법'을 도입해 운영할 것임을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밝혔다.

 

이와 관련, 심재우 CEO컨설팅그룹 대표 겸 아주대학교 겸임교수는 "우리나라 기업 및 정부기관들은 열린 조직문화의 기초 없이 6시그마를 도입했기에 많은 문제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심 대표는 "6시그마는 여러 명이 하나의 팀으로 구성돼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프로젝트 과제에 관련된 문제를 파악하고 원인을 분석해 해결책을 찾으려면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며 "열린 조직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조직은 BB(블랙벨트)의 주도로 팀원들에게 작업을 할당하고 지시하고, 팀원들은 BB의 명령에 의해 움직이게 돼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성과를 얻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국세청이 일하는 방식을 탈바꿈시키기 위해 도입할 예정인 6시그마의 정착이 그리 간단치 않음을 암시한 것이다. 반면, 6시그마를 성공적으로 도입해 업무혁신의 수범사례로 기록된 글로벌 기업 GE의 경우 6시그마의 본격적인 도입에 앞서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초단계로써 타운미팅을 활성화했다.

 

즉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조직문화를 바꿔야 하며, GE는 6시그마를 도입하기 이전에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타운미팅을 통해 바꿨고, 이런 문화를 기초로 6시그마를 접목했기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얻은 것이다.

 

심 대표는 "타운미팅을 통해 열린 조직문화가 구축된 조직은 6시그마의 프로젝트를 구성원 모두의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활용하기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며 "타운미팅은 단순하면서도 기술적으로 덜 복잡하고 주로 조직 내부의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다"고 6시그마의 도입 이전에 반드시 타운미팅의 활성화가 필요함을주문하고 있다.

 

결국 한상률 국세청장은 세정업무 혁신을 위한 6시그마 경영기법 도입을 시사했음에도 40여년간 굳어져 온 국세청 조직문화를 바꾸지 않고서는 6시그마와 같은 혁신조직경영기법의 정착이 요원함을 직시해, 국세행정 쇄신의 전초단계로서 이같은 타운미팅의 활성화에 나선 만큼, 타운미팅이 지속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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