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견새(소쩍새)가 울지 않으면 곧바로 죽인다.(오다노부나가)…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울도록 해서 그래도 울지 않으면 죽인다.(도요토미 히데요시^풍신수길: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울 때까지 기다린다.(도꾸가와 이에야쓰^덕천가강)"
이들은 일본 막부(무사^사무라이)시대를 풍미했던 3인의 정치적 지도자였다. 비록 두견새로 이들 3인을 비교분석 해 놨지만, 이 중 가장 견고하고 확고부동한 일본 막부시대를 최종 평정한 도꾸가와이에야쓰의 인내심(참고로 두견새는 울지 않는다)은 참으로 위대하다 못해 경탄스럽다.
일본 소설 대망의 주인공인 도꾸가와 이에야쓰의 인내심은 요즘 정치권과 언론 등지에서 양산되는 일련의 사건들을 조망해 볼때 우리나라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 모두가 수십, 수천번 곱씹어 봐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것 같다. 이처럼 그의 인내심은 수백년이 지난 오늘도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최근 국세청 역사상 현직 청장이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전군표 국세청장의 구속에 대해 검찰은 "개인적인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이 말은 외견상 맞다. 그러나 전 국세청장이 어디 개인 전군표씨인가. 아니다. 연간 세수 150조원을 확보하는 총 책임자인 것이다.
더욱이 1만8천여 국세공무원이 그의 지시를 받아 믿고 따르며 대한민국의 납세자가 그의 세정집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예의 주시하는 그런 막중한 자리에 있는 사람이었다.
전 청장은 일단 국세청장직을 떠났지만 국세청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OECD 국세청장 회의의 최초 서울 개최, 세계 TOP10 국세청장 회의의 회원 가입, 지난해 종부세 신고납부(98%)의 괄목할 만한 성과, EITC제도의 도입 시행' 등 굵직굵직한 성과물들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눈을 외부로 돌려봐야 할 필요가 있다. 세계가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고 있다. 그들이 현직 국세청장 구속 수감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이를 분석하는 정치권과 언론기관을 기자는 본 적이 없다. 오직 대권경쟁에만 몰두하고 있지 않나 되새겨 볼 필요는 없을까(?).
사실 국세청은 지난 '99년 세정개혁을 기해 '지역담당제'가 폐지되고 납세자와의 개별 접촉이 금지됐다. 조사국도 접근이 금지되고 있다. 그러나보니 재정적인 측면에서 수입은 줄고 지출만 늘었다. 여기서 말하는 지출은 조직을 위해 투입하는 '무형적 지출'을 말한다. 현재 국세청 사람들은 이 부분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
큰 틀에서 보면 국세청은 국가재정 확보 기관이다. 국가가 존립하는 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세청의 존재는 수레바퀴의 한 축이다.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가 결코 아니다. 우리는 이제 꼭 끝장을 보려는 '치킨게임'에서 벗어날 때도 됐다. 하루 빨리 국세청이 안정되길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