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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7.06. (일)

故 崔明根 교수의 還生을 祈願한다

嗚呼痛哉라!

 

지난 8월1일, 세무학계의 큰 별, 최명근 교수가 세상을 떠났다.

 

한없이 애석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다.

 

고인이 필자에게는 지난 날의 직장 동료이기도 하지만 중년인생의 길을 인도해 준 스승과도 같은 분이다.

 

고인과 필자는 사십대의 나이에 국세청 심사과에서 책상을 맞대고 함께 근무를 했다. 고인은 그 때에도 비록 지위는 낮아도 인격과 덕망과 실력을 두루 갖추고 있었기에 사건의 판단이 어려운 것은 동료 직원들은 물론 상사들도 그의 법리적 탁견과 합리적인 사실판단에 관한 자문을 구해 일을 처리하는 실정이었기에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아 왔다.

 

필자는 고인의 인격과 처신에 영향을 받으면서 그의 권유를 받아들여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학원과 경제단체를 통해 많은 강의를 하다 보니 마침내 교수로 재직하는 등 비슷한 행로를 걷게 된 것이다.

 

고인은 일찍부터 남다른 생각을 해왔기에 우리 함께 세법책을 써보자고 제의해 왔다. 그 때만 해도 세법 또는 세무회계라는 분야는 시중에 출판된 책이 없었고 세무공무원의 자체 연수교재 정도밖에 없던 시절이다. 그의 용기있는 의견을 받아드려 총론분야를 고인이, 법인세와 소득세분야를 필자가 그리고 부가가치세분야를 홍승호 동료가 집필해 한권의 책으로 발간한 것이 '세무회계강의'책이며 이러한 계기가 마련된 것이 고인이나 필자가 세무에 관한 책을 내게 된 효시가 된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고인의 재능과 열정을 따라갈 수가 없었으며 흉내를 내기에도 벅찼을 뿐만 아니라 그가 구상하고 있던 세무를 학문적 차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철학과 의지를 갖지 못한 필자로서는 고인을 추종하고 존경해 마지 않는 처지에서 이별을 告하고 만 것이다.

 

고인은 세무사사무소를 열어 잠시 실무를 거친 뒤 경제계의 요청으로 한국경제연구원에서 조세분야를 연구하다가 다시 학계로 발판을 옮겨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로서 정년을 마친 뒤 강남대학교 석좌교수로서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후진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다가 한 생을 마감한 것이다.

 

그는 국가, 사회의 여러분야에서도 많은 활동을 벌여 조세를 통한 민주화와 정의 실현에도 크나큰 공헌을 했다. 재무부 세제발전심의위원, 국세심판관(비상임), 조세정의실현시민운동본부장 등의 경력이 이러한 사실은 거증하고 있는 것이다.

 

고인의 학문적 영역도 큰 발자취를 남겼다. 한국세무학회의 창립을 발기했고 또 학회장을 역임하면서 세무를 학문의 한 분야로서 확고한 지위를 마련했으며 특히 그가 남긴 많은 저술은 이 나라 세무학의 초석을 다져 놓은 것이며 그 중에서도 세법학총론은 저술인으로서의 존경을 받기에 아낌이 없는 역작이라 말할 수 있다.

 

그는 사생활에서도 만인의 규범이 되리만큼 엄격하고 겸손하고 검소하게 살아오다가 저 영원한 세상으로 장례식장을 떠나는 순간에야 비로소 캐딜락에 누워서 가는 모습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나는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故 최명근 교수의 환생이 있기를 기도드리고 있다. 그가 아니면 제2, 제3의 최명근 교수가 이 땅에 태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하여 고인이 다져놓은 세무학의 발판위에 금자탑을 쌓아올리고 우리 사회에 조세를 통한 정의가 실현되는 날을 기다리면서 살아가고자 한다.

 

필자의 이 글로 고인의 명예가 손상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끝을 맺는다.

 

※본면의 외부기고는 本紙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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