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중소기업 육성 및 지원의 당위성
(1)중소기업이 처한 환경의 변화
최근 중소기업 육성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것은 급변하는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라 중소기업의 역할과 기능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며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장 기호의 세계적인 추세가 고급화·개성화·다양화되고 기술개발이 가속화됨에 따라 다품종 소량생산과 기술혁신에 적합한 중소기업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으며 사업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한편 이러한 수요의 다양화와 기술진보에 따른 제품의 고급화로 인해 시장의 세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로 인한 소위 틈새시장(nichemarket) 확대도 중소기업의 존립의의와 사업분야를 확대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둘째, 산업구조의 고도화에 따른 기업간 분업기회가 확대되면서 중소기업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즉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상호보완적 분업관계를 형성해 생산공정의 일부를 담당함으로써 대기업으로 하여금 불필요한 자본투하를 절약하게 하며, 경기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상호간의 분업 확대는 기업간의 과당경쟁를 방지하고 전문화를 진전시켜 산업저변의 생산력 기반을 강화시키고 있다.

셋째, 산업환경 변화로 인한 국제화·개방화가 진전돼 기업의 글로벌 경영이 보편화됨에 따라 노동·기술·자원·경영환경 등 생산요소별로 비교경쟁우위가 있는 최적지로 생산활동의 거점을 이전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국가간의 수직적·수평적 분업의 기회가 늘고 있으며, 국내 기업의 해외협력 기회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다.

(2)중소기업의 역할 및 기능
이와 같이 대내외적인 산업환경의 변화 및 산업구조의 개편과정에서 중소기업의 역할이 증대돼 왔는 바, 이는 각 국가가 처한 기업환경에 적합한 중소기업의 역할 및 기능에 대한 위상 정립이 새롭게 이뤄지도록 하는 배경이 됐다. 크게 다음 세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가. 고용 창출, 신산업 육성을 담당할 수단으로서의 중소기업

'79년에 영국의 대처정권은 경제불황하의 실업 및 기업의 비효율성을 해결하기 위하여 중소기업에 대해 광범위한 지원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후 금융 및 재정지원을 위해 ①대출보증 프로그램(The Loan Guarantee Scheme), 중소기업이 주식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한 ②사업확대 프로그램(Business Expansion Programm), 실업자가 신규회사를 설립할 때 그 기간동안 일정한 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한 ③기업수당제도(Enterprise Allowance Scheme), ④각종 세제상의 우대조치 등이 시행돼 왔으며, 경영 및 기술지원을 목적으로 중소기업에 다양한 경영지도를 제공하는 ⑤기업 이니셔티브제도(Enterprise Initiative), ⑥다양한 기술혁신 및 연구개발 지원 등이 실시돼 왔다. 이런 다양한 지원에 힘입은 중소기업들은 경기 침체에 처해 있던 영국경제의 고용창출 및 경제안정에 기여했으며, 최근에는 80년대 초에 도입된 '사이언스파크(Science Park)제도'(대학부지내에 산·학·연 공동연구단지를 만들어 연구실의 성과를 벤처기업에서 바로 사업화하는 신기술 창업 시스템)를 통해 캠브리지 대학 주변에 하이테크 기업이 성장하는 '캠브리지현상'(대학내에 운영 중인 사이언스파크내 기업들의 높은 성공률)이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연구개발형 벤처기업을 지원·육성해 첨단산업의 기반을 마련하려는 정책적 노력들이 중점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일본 역시 80년대 말부터 산업의 성숙화로 구조적 정체상태에 빠지고 엔/달러 환율의 불안 지속으로 산업이 공동화되는 등 어려운 경제상황이 계속되자 이러한 위기로부터의 탈출 및 고용기회의 창출,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 등을 위해 새로운 사업창출의 일환으로 중소기업 정책을 다각도로 추진해 왔다. 특히 일본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72년∼'74년과 '82년∼'84년에 있었던 1차, 2차 벤처기업 설립붐의 성장세를 지속하지 못함으로써 일본 경제성장에 주요한 역할을 하지 못했음을 인식하고 거품경제가 붕괴된 뒤 경제회생의 전기로 벤처산업의 육성(세제지원, 공공 금융기관에 의한 융자제도, 벤처기업센터에 의한 채무보증 강화 등)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클린턴 대통령이 '95년6월 '중소기업 백악관회의'를 개최해 중소기업이 최근의 미국경제를 강하게 만든 원동력임을 보고했고, 중소기업청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95년 중소기업과 경쟁에 관한 연차보고'를 의회에 제출했다. 이 연차보고에 의하면 최근의 경제 회복에 리더역할을 한 것은 바로 하이테크 벤처기업임을 미국 정부가 인식하고 있다는 것과, 특히 고용창출 측면에서 주요했던 서비스업·소매업·건설업분야에서의 중소기업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고용창출 및 신산업발전의 토대로서의 중소기업 역할은 아시아를 포함한 개발도상국에서도 공통적으로 인식돼 이들 국가의 중소기업 육성 및 지원정책 수립에 강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