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전화상담센터가 개설(2001.3.3)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인기가 있을수록 이곳에 근무하는 상담원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하루 이용률 1만여건, 그것도 흥미있는 오락사이트가 아닌 전문가조차도 어렵고 복잡한 세금에 관한 사이트의 방문 건수이다.
이처럼 커다란 호응을 얻은 것은 신고서 작성을 돕기 위해 국세청 전화상담센터에서 개발한 '인터넷에 의한 신고안내 시스템'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근로소득자 연말정산 85만건, 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18만건, 그리고 이번 7월 부가가치세 신고 9만건이 접속됐다. 이렇게 인기있는 코너를 만든 숨은 주역인 국세청 전화세무상담센터 고재봉 세무조사관을 만났다.
"어려운 세법상담을 하루에 100여건 넘게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상담원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덜어보기 위해 시도한 것인데, 이렇게까지 반응이 좋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납세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동료들이 상담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돼 보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고재봉 조사관<사진>은 그동간 수많은 세무상담 경험에서 상담빈도가 많은 내용을 정리해 e-book 형태로 편집, 인터넷에 게시해 누구나 쉽게 검색하도록 했다.
이는 전화상담서비스와는 또다른 차원의 '보여주는 상담'서비스를 개척한 것이다.
"세법은 복잡한 계산방식과 서식으로 돼 있는 부분이 많은데, 이를 상담원들이 전화만으로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궁금해 하는 민원인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관련 자료를 상담원과 민원인이 같이 공유하게 된다면 보다 정확한 상담은 물론 납세자의 이해와 서비스질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구체화하기 위해 우리 나라의 발달된 IT기반을 활용하기로 하고 인터넷세대에 맞춰 시스템을 설계했다.
특히 신고서 서식을 이용한 검색방법을 적용해 세법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자료의 접근이 용이하게 했다.
기존에 발간된 해설서가 이론 중심이었다면 실무 중심의 가이드북을 만들고자 노력한 결과, 관련 법규는 물론 상담사례와 중요 관련 예규까지 포함한 방대한 자료를 수록할 수 있었다.
또한 이렇게 방대한 자료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누구나 쉽게 필요한 자료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신고서식의 항목마다 해설과 작성요령을 상세히 기술해 신고안내의 full-guide가 되도록 했다.
이로 인해 신고서 작성요령을 물어오는 상담을 상당부분 축소하는 성과를 얻었다.
초대 전화상담센터장인 최종삼 서기관은 "전화상담센터의 유용성이 커질수록 상담수요는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상담서비스의 매체를 다양화해 분산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방향 설정을 잘 제시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즉 물어올 것을 미리 정확히 예측하고 이를 상세히 게시해 납세자 스스로가 자신의 궁금증을 찾아 바로 해결할 수 있도록 상담수요를 적정량이상으로 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 조사관은 지금까지 연말정산 신고안내ㆍ소득세 신고안내ㆍ부가가치세 신고안내를 완성했고 지금도 퇴직소득 신고안내 시스템을 구축하느라 무더운 한여름의 열기도 느낄 겨를이 없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