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국회 재정경제위의 서울지방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장에는 전례없는 실무자 증인 5인이 국감장에 나타나자 카메라 플래쉬 세례가 쏟아졌다.
국감 취재진과 참관자들은 다소 긴장된 듯 보인 이들 조사팀장 5인이 국감장 증인석에 앉자 뭔가 기대하는 듯 이들의 一言一辭를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숨을 죽이며 주목했다. 이들의 말 한마디가 자칫 일파만파가 될 수도 있다는 것 때문. 국감 증인 5인을 금주의 인물로 선정했다.
대한매일 세무조사 현장을 지휘했던 조사2국의 이종관(李鍾寬) 서기관, 동아일보 담당의 조사2국 오병주(吳炳周) 서기관, 조선일보를 담당했던 조사1국 권경상(權景相) 사무관, 방송사인 MBC를 담당했던 조사4국의 류학수(柳學秀) 사무관, 국민일보 등의 세무조사 현장에서 실무지휘를 했던 조사4국의 이영국(李永國)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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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석에 앉은 5명의 조사반장.〈사진 왼쪽부터 이영국 사무관, 류학수 사무관, 오병주 서기관, 이종관 서기관, 권경상 사무관〉
이들은 지난 언론사 세무조사 때 조사실무팀장으로 각각 온 국민의 관심사였던 언론사 세무조사 현장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장본인들이다.
재경위 첫 국감에서 실무반장들이 기관증인이 아닌 일반증인으로 채택, 표결·처리되자 국세청은 물론 많은 국민들은 이들의 답변이 어떻게 나올지를 두고 설왕설래했던 게 사실.
그러나 정작 국감 당일 이들은 일명 `침묵의 함대'로 불리우는 국세청 세무조사 반장답게게 극히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꼭이 할말을 잊지 않았다.
야당의 某 의원이 이들에 대해 “이번 언론사 세무조사 현장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먼 훗날 자손들에게도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들 중 한사람은 “제 자신은 한점 부끄럼없이 떳떳하게 말할 수 있다”며 세간의 의혹이나 언론탄압 운운하는 데에 대해 쐐기를 박는 듯 당당하게 답변했다.
이종관·오병주 서기관과 권경상 사무관 3인에게 집중적인 질문 공세가 있었으나 그들은 “세법 원칙대로 친절하게 조사했다”며 차분히 답하면서도 자칫 `침묵의 함대' 룰에 어긋날 것 같은 질문에는 때론 단호히 거부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세무조사 당시 현장 상황에 대한 질의에 대해서는 철저히 몸에 밴 `비밀준수 의무'를 의식하듯 신중하게 답변했다. 세무조사요원에게는 지나치다할 정도로 `비밀준수의무규정'이 엄격히 지켜진다. 세무조사 내용에 대해 어떤 것도 말해서도 안 되고 함부로 말할 수도 없는 게 세무조사요원. 이들을 가리켜서 `입이 없는 꽃'이라고 하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
증언후 이들 5인 증인들은 “이같은 일들이 제발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증인출석 소회를 함축적으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