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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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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隨筆]매화산 산행기(下)

-임상현, 김해署


드디어 산의 끝자락이 나타났고 우리는 왼쪽 남산제일봉 쪽으로 자리를 잡아 오르기 시작했다. 약간을 오르니 오른쪽 방향으로 바라다 보이는 산등성이는 마치 한 폭의 멋진 동양화 같았다. 나무와 어우러진 멋진 바위들…, 촛대를 연상시키는 바위와 갖가지 기암괴석들이 우리를 맞이하여 주었다. 그곳에서 약간을 지나 나무들이 온통 하늘을 가려주는 등산로가 길게 이어져 산 속의 시원함을 만끽하며 길가 나무등걸에 걸터앉아 음료와 과일을 먹었다. 초입부터 들려왔던 새 소리는 그 곳에서도 들려왔다. 정말 운치 있는 등산로였다.

다시 나타난 바위군락, 임금님의 금관모양, 의자를 연상시키는 바위 등 온갖 형상의 바위들이 우리의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여 주었다.

옆에 있던 등반대장에게 기어코 한 마디 했다.

"매화산이 한강이남의 소금강이라고 하더니 과연 그 이름 값은 하는군요."

"그렇지, 바위산이라면 이곳 매화산을 알아주지."

약간을 오르다보니 바위 위로 설치된 철계단이 놓여있었다. 철계단을 잡고 올랐다.

철계단을 잡고 더 높은 지점으로 올라서니 주변의 풍경들이 한눈에 들어왔고 그곳 바위들이 너무나 멋이 있어 그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철계단을 내려와 다시 하늘을 가린 것 같은 나무 굴속을 지나갔다. 그때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일행들은 등산길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아직 정상까지 가려면 약간을 더 올라야 했기 때문이었다. 다행이 빗줄기는 그리 굵지 않았다. 드디어 5시경에 남산제일봉 정상에 올랐다. 정상은 그 자체가 한 폭의 동양화였다. 안내판이 있어 읽어보았다.

남산제일봉은 해발 1,010M이고, 해인사의 대웅전 격인 대적광전의 정남향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의 화강암으로 된 산세가 서기(광채)를 발산하고 있어 이것이 팔만대장경을 보유하고 있는 해인사의 대적광전 과 맞부딪쳐 화재가 일어난다고 하여 해마다 오월단오가 되면 소금을 담은 옹기단지를 묻은 후 창건이후 7번이나 화재를 당했지만 이후 한 차례도 화재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유례가 있다.

우리는 정상에서 간식을 먹고 곳곳에서 사진촬영을 했다. 날은 점차 좋아지고 있었다. 햇볕이 보이고 다시 새 소리도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바라다 보이는 산 등성이의 갖가지 기암괴석은 너무나 멋진 풍광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절로 탄성이 흘러 나왔다. 그때 등산일행의 원로 격인 과장님이 한 말씀하셨다.

"멋있지! 그런데 금강산은 저런 기암괴석이 아마 여기의 100배는 넘을걸."

그 한마디로 금강산에 대한 궁금증이 일기 시작했다. 이곳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금강산은 도대체 얼마나 아름답단 말인가? 하긴 애국가에도 삼천리 화려 강산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에 아름답지 않은 강산이 어디 있겠는가?

모든 산은 제각기 다 고유한 아름다움이 있지 않겠는가?

매화산 절경들을 가슴속에 가득 채워놓는 사이 하산할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당초 올랐던 방향대로 하산을 서둘렀다. 등산로를 따라 하산하여 당초 모였던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어스름이 포근하게 주위를 감싸주는 6시40분 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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