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바위, 새가 적당한 조화를 이루는 곳-
가야산 국립공원의 한 줄기인 매화산의 산행을 위해 우리가 찾아간 날은 6월 14일 토요일이었다.
매화산까지 가는 길의 일정을 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13시 정각 사무실에서 출발- 남해안고속도로- 칠서(대구방향)- 옥포(광주방향) - 해인사IC- 청량사 방향- 청량동매표소 도착(8명)
일정대로 우리가 청량동매표소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3시 15분 경이었다.
사무실에서 떠날 때쯤 하늘을 바라보니 오전부터 잔뜩 흐렸고 날씨도 약간은 후덥지근했지만 도착할 때는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았다. 몇 주 전 모산재를 다녀올 때 한강이남의 소금강이 매화산이라는 정보를 얻었던 필자로서는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청량동 매표소 입구에 가야산국립공원관리소에서 설치한 안내도를 살펴보았다.
청량동매표소- (0.8KM)청량사- (0.8KM)통샘이골 휴게지- (1.1KM)남산제일봉*
(*남산제일봉은 가야산 남쪽에서 홍류동 계곡을 사이에 두고 솟은 산으로 영남지역 산악인들 사이에는 매화산으로 더 알려진 산이다.)
오후 3시20분부터 산행을 시작하였다. 산의 초입부터 왼쪽 계곡으로 물이 흘러가는 소리가 제법 크게 들려오고 그와 동시에 찍찍, 비비, 까까 하는 산까치와 여러 새 소리가 음악회에서 들려오는 반주처럼 귀를 즐겁게 하여 주었다. 등산로는 소나무와 상록 활엽수가 섞여 적당한 그늘을 만들어 주어 시원했다. 숲의 가장자리 계곡과 산기슭에서 잘 자란다는 가막살나무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다 잠시 후 두 갈래 길이 나타났고 우리는 왼쪽 방향으로 자리를 잡아 올라갔다. 이정표를 보니 남산제일봉 1.9KM 이전 지점으로 되어 있었다. 길 양옆으로 자작나무과인 서어나무, 느티나무, 물오리나무, 호랑버들, 층층나무, 대팻집나무 등 넓은 잎사귀 달린 나무군락들이 등산로를 포근히 감싸고 있어 등산로를 시원하게 해 주었다. 그렇게 약간 오르니 물이 흘러가는 계곡이 나타났다.
우리는 길 가장 자리에 있던 바위에 걸터앉아 물 한 모금을 마시며 구구하는 산비둘기, 지지비비, 찍찍 하는 여러 산 새 소리의 하모니를 감상하였다. 한마디로 이 산을 찾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올라가다 만난 산죽(山竹)은 잎이 반쯤은 노랗게 말라 있어 주변의 푸르디푸른 풀잎과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겨울동안 산행을 해보면 키 작은 수종으론 유일하게 푸른 것이 산죽인데 이제는 신록의 계절을 맞아 오히려 다른 푸른 숲에 가려 빛이 바래진 느낌이라고나 할까?
국립공원에서 조성해 놓은 돌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다 가장자리에 있던 안내판이 특이하여 눈여겨 읽어보았다.
국립공원 주인은 풀과 나무와 새들입니다.
국립공원 입장은 지정된 등산로만을 다니도록 허용되었습니다.
자연을 함부로 대하면 나무, 새, 사람들 모두 싫어합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