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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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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稅政詩壇 - 양미리의 꿈

-조 영 경 태백署


추위가 포구를 휩쓸고 간 오후 한때
기력 쇠한 주름진 노파들이
머리수건에 몸빼를 입고
그물에서 양미리를 떼고 있다.
바다는 숨겨놓은 보물을 들킨 모양
흰 파도를 앞세우고 덤벼들다
키 큰 방파제에 퍼렇게 멍이 들고
일부는 수용소의 포로처럼
전리품이 되어
어판장 통나무화덕 위에서
부글부글 구워지고
나는 구워진 바다의 하얀 입김에
살을 베는 칼바람을 녹이며
난전에 쭈그리고 앉아
양미리구이와 함께
쌀쌀한 소주를 털어 넣었다.
쓰디쓴 약처럼
술 한 병에 취한다.
바다도 너울너울 따라 취한다.
인생은 넓디넓은 바다 속에서
잠시 유영하다가
스스럼없이 사라지는 거라고
제살 다 주고 남은 양미리가 말을 한다.
소돌 무인등대에 불꽃이 피면
갈매기는 인정이 그리운지
부둣가화덕으로 모여드는데
양미리 두릅처럼 늘어만 가는 술병에
나는 바다와 같이 드러눕는다.
그냥 바다와 같은 양미리의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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