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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4. (화)

기타

[寸鐵活仁]어느 농부의 소박한 기원

-설날 성묘길에서…



장재철(張在鐵)
本紙 논설위원, 시인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조그만 당신의 땅
그 앞에 엎디는 이 자손의 바람은
일찌기 당신에게도 없던 榮華도 아니고
다만 착하기 때문에 가난했다는
당신과의 인연이 기뻐
당신이 물려주신 좁은 田庄에
여기 나보다 더 오래 당신 앞에
엎디어 있는 女人과 함께
씨를 뿌려서 꽃처럼 가꾸고
寶玉처럼 거둔 穀果를 싸들고
또 하나 당신의 나어린 血肉을 데리고
당신을 찾은 이 기쁨!

그 옛날 당신은 봉건적 계급사회의
어둡고 치우친 세습속에서
차라리 더 진솔한 收奪과
부조리를 깨끗이 시인하고
普天率土의 임자가 빌려준 좁은 땅을
감지덕지 일구고 산 착한 농부였다지만
요즘 이 땅에 애국과 민주의
그 숱한 깃발을 손에 손에 쳐들고
文字로만 익힌 어설픈 經綸을
명금처럼 외우는 선소속을
그저 그런 것으로만 여길 수 없는
近代思潮의 미로에서 허둥대는
이 당신의 못된 후손은
시한이 없는 당신과의 사랑에서
또한 정한이 없는 휴식을 얻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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