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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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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稅政詩壇 - 어떤 걱정

김영완 국세청


골목 가꾸기가 한창인 인사동 길에
고색창연(古色蒼然)한 벽돌이 깔리면서
인사동 골목풍경에는 꼭 있어야만 되는
진열품목이라도 되는 듯이
훌쩍한 소나무 한 그루 골목에 옮겨왔다.

산머루 까매지는 백로(白露) 근처에는
발치에 향 좋은 송이나 몇 기르고
산마루 불어 가는 알싸한 바람에
은은한 솔 향기나 퍼트리면서
맑은 솔바람소리로 숲 호령하고 있다가
빌딩들이 숲처럼 서있는 거리에 옮겨져
낯선 풍경, 낯선 모습들이 어지럽다.

자리 옮길 때는 버려야 한다면서
굵은 가지, 뿌리마저도 싹둑 잘려
덧난 상처자리에는 진물만 흐르고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 속에는
도시의 잿빛 안개, 또…… 상한 냄새들
소나무는 꿈길에서도 가쁜 숨길 더듬는다.

그래도 진물 난 상처자리 옹이로 굳히고
신선한 바람 기다려 맑은 솔바람소리
내어보고 싶은 것이 바램인데
신선한 바람 불어오지 않고
마냥 기다리다 지친
소나무, 산마루 숲 그리워하다
이제 솔 향기마저 놓아버릴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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