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사 대웅보전 오르며 이백여년전 역사와 만난다 돌계단 한 켠에 초라하게 서있는 한 그루 회양나무 오랜 풍상에 뒤틀려 버팀목 하나로 간신히 연명하는 모습에서 뒤주 속에서 오그라들던 사도세자의 마지막 숨결을 느낄 듯 하다 세상을 말리며 다가오는 거대한 햇살과 떨궈 버리기도 힘든 온갖 망령들의 모함에 자꾸만 사그라든다 正祖의 효심에 나무로 거듭나서 이백여년을 지켜온 푸르름이었지만 그를 지켜주는 삼존불, 부모은중경비를 등지고 여린 바람에도 파르르 떨리며 깡마른 자태 몇 남지 않은 잎사귀로 잊혀져 가는 비극의 역사를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