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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어도 먼지 안나는 기업'으로 검증돼 국세청이 수여한 모범납세자동판은 지금도 유한양행 사내에 소중히 보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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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의 창업자인 故 유일한 박사의 기업 경영철학은 남다르다.
유일한 박사는 일제 강점기였던 1926년 가난과 질병으로 고생하는 국민들과 미래 기술인재 양성의 기반 구축을 위해 '건강한 국민만이 잃었던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하에 국민의 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제약기업인 유한양행을 설립했다.
독보적인 그의 기업이념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살만한데 그는 '기업주는 소유주가 아니라 사회의 재산을 관리하는 사람에 불과하다'는 지론을 펼치면서 세금 납부에 있어서는 한점의 티끌없이 깨끗했다.
또한 모든 기업활동은 국가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기업활동을 통해 축적된 부는 반드시 성실한 납세를 통해 국가에 되돌려지는, 곧 국력의 바탕이 돼야 한다는 신념을 펼쳤다.
일례로 자유당 시절 정치헌금을 강요하는 정권에 한사코 이를 거절했는데 당시 권력층에서 이를 곱게 보았을 리 만무하다.
당시 정권(50∼60년대)은 세무조사를 통해 유한양행을 압박할 빌미를 찾을 수 없게 되자, 유한양행이 생산하는 제품을 조사해 위법행위를 찾아내고자 했었다.
즉 생산 제품의 성분을 조사해 함량미달의 제품을 찾아내고자 했던 것. 하지만 함량 미달은 커녕 유통과정에서의 성분 손실에 대비해 표시보다 더 많은 성분함량을 할 만큼 빈틈없는 품질관리를 하고 있음이 밝혀지게 됐다.
이러한 사례로 유한양행은 털어도 먼지 안나는 깨끗한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故 유일한 박사의 기업 철학을 이어받은 유한양행은 2005년 납세자의 날에 성실납세자로 선정돼 재정경제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한편 유한양행 창업자 유 박사는 기업 경영권을 자손이 아닌 사내 직원에게 넘겨 국내 전문경영인제의 효시가 됐고, 전 재산은 공익법인(유한재단)에 넘겨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에도 앞장섰다.
전문경영인 제도는 지난 '71년 유일한 박사 영면 이후 본격 도입됐으며, 지금도 유한양행 1천200여명의 회사 직원 가운데 故 유일한 박사의 친·인척은 단 한 명도 없다.
현 차중근 사장을 비롯한 유한의 전·현직 최고경영자들은 모두 평사원으로 입사해 사장의 위치에까지 이른 사람들로 이러한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은 직원들에게 누구나 '나도 사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불어 넣어 생산성 향상에 힘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