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제개편안으로 기대되는 세수 증대는 소주를 마시고, 가스난방에 의존하는 대다수 도시가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결국 현정권의 정책실패로 파생된 대규모 재정적자를 애꿎은 서민과 중산층 가계에 돌리는 무책임한 조세정책이다.

현 정부는 틈만 나면 '낮은 세율, 넓은 세원'을 외치면서도 실제 세원을 주도면밀하게 찾아내려는 노력은 계속 뒤로 미뤄왔다. 오히려 2007년부터 간편납세제도를 도입하려는 등 세원파악 노력을 사실상 포기하는 일탈된 조세행정을 조장하고 있다.

지금같이 경제가 어려울 때 서민과 근로소득자의 지갑을 비우려고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세정의 큰 맹점으로 지적돼 온 탈루소득과 탈세를 철저히 색출해 세원을 늘려가는 방향에서 조세 형평성을 회복시켜 가야 한다.

경제회생을 위한 '세부담 증가'가 아니라 '세부담 경감'을 주 내용으로 하는 세법 개정안을 수정해 제출해야 한다.

지난 2년간의 대규모 재정적자를 추가적인 세부담이나 국채발행으로 보전하려 하지 말고, 세출의 합리적인 구조조정과 효율성 개선을 통해 메워나가야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정부가 조세정책의 원칙과 건전재정의 정도를 걷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