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무니코틴 97% 중국산…실상은 유사 니코틴 '담배'
박수영 의원, 유사 니코틴 검수 철저 필요
올해 우리나라에 수입된 무니코틴 용액 가운데 97%가 중국산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합성니코틴에 이어 사실상 담배 역할을 하는 저가 중국산 무니코틴 용액마저 규제를 피해 우리나라에 깊숙이 파고든 상황이다.
무니코틴 용액은 니코틴은 없지만 향료와 타격감을 주는 화학 성분을 넣어 그 자체로도 전자담배에처럼 흡연이 가능하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과일향·멘톨향 등을 강조한 비타스틱 등은 청소년 등 비흡연자가 담배를 피우기 전 단계로 쓰일 가능성이 높으며, 흡연자가 직접 무니코틴 용액과 니코틴 원액을 섞어 전자담배로 흡연하는 경우도 많아, 무분별한 남용은 담배만큼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수영 의원(국민의힘)이 25일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입 무니코틴 용액은 2021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총 556톤, 2천160만 달러(약 300억원) 상당이 수입됐으며, 이 가운데 중국산이 456톤에 달했다.
◯2021~2025.8월 니코틴 미함유 전자담배 용액 수입현황

특히 중국산 수입은 지난 2022년까지는 연간 71톤(458만 달러) 수준으로 총수입량의 75% 정도였으나, 2023년을 기점으로 1.3배 급증해 91%에 달했다. 이후 2024년 134톤(387만 달러)으로 99%에 달했으며,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수입량은 86톤(230만 달러)으로 비중은 97%를 점유하고 있다.
무니코틴으로 광고되는 판매되는 용액 중 상당수가 ‘유사 니코틴’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무니코틴으로 판매되지만, 성분 검사를 해보면 화학물질 메틸니코틴(Methyl Nicotine) 등 니코틴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성분이 검출된다는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전자담배 용액의 품목분류는 니코틴이 함유된 것과 니코틴이 함유되지 않은 것으로 분류된다”며, “유사니코틴의 경우 니코틴이 함유되지 않은 전자담배로 통관 될 수 있고, 실제 유사니코틴 포함 여부는 성분 분석을 실시해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초에 흡연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합성니코틴은 이번 정기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처리하며 9년 만에 담배의 정의에 포함돼 규제를 받게 되지만, 무니코틴 특히 유사니코틴은 아직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기획재정위원회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부대의견으로 유사니코틴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위해성 평가를 실시하고 관련 규제 방안을 강구한다고 적시한 바 있다.
박수영 의원은 “합성니코틴에 이어 유사니코틴이 포함된 무니코틴까지 중국산 저가 물량이 국내로 밀려 들어와 사실상 담배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며 “관세청과 보건 당국은 사실상 국민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무니코틴, 특히 유사니코틴에 대한 검수를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대한민국 국민, 특히 청소년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사실상 담배 역할을 하는 제품들에 대한 더욱 엄격한 규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