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은닉재산, 공조로 추적한다" 강력한 징수 공조 메시지 전파



국세청이 지난 16~18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개최된 제54차 아시아·태평양 국세청장회의(SGATAR)에서 호주와 징수 공조 MOU를 체결한 가운데, 임광현 국세청장은 이번 스가타 총회라는 세정외교 무대에서 “체납 징수 공조”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1970년 발족한 SGATAR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18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국세청장 협의체로, 매년 1회 정기 총회를 개최해 세정현안을 논의하는 가장 큰 세정외교 무대다.
취임 후 첫 국제회의에 참석한 임광현 청장은 18개국 국세청의 수석대표와 다자 및 일대일 양자 환담을 통해 실효성 있는 세정협력의 토대를 본격적으로 다졌다.
이번 회의에서 임 청장은 ‘해외에 숨겨둔 재산도 국세청이 반드시 징수한다’는 인식이 체납자들에게 뿌리내리도록 우리나라와 인적·물적 교류가 많은 스가타 회원국과 징수 공조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특히 임 청장은 인도네시아, 일본, 호주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고 한다.
동남아시아의 최대 경제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와 상호 보완적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어 우리기업의 투자가 집중되는 국가로, 인도네시아와의 양자회의는 우리 측의 요청으로 제일 먼저 일찌감치 성사됐다.
임 청장과 비모 위자얀토 인도네시아 청장은 “안녕하세요” “셀라맛 쏘레(Selamat Sore)”라며 상대국 말로 인사를 나누며, 엄지와 검지로 만드는 ‘코리안 하트’ 포즈를 취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임 청장은 “재산추적과 강제징수 분야에서 과세당국간 협력이 이뤄지면 세수 확보를 통한 재정 건전성 제고뿐 아니라 공정과세 확립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역설해 비모 위자얀토 청장의 공감을 끌어냈다.
그러자 비모 위자얀토 청장도 징수 공조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논의를 희망하며 임 청장을 초청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한 수석대표회의에서 임 청장이 발표한 ‘한국 국세청의 AI 대전환’에 대해 보다 상세한 내용을 공유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임광현 청장은 호주·일본 국세청장과도 양자 회담을 개최, 양국이 효과적인 징수 공조를 통해 공정 과세와 조세정의를 실현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롭 헤퍼런 호주 국세청장은 이번 총회 준비와 징수공조 MOU 체결을 위한 한국의 적극적인 협력에 감사를 표했으며, 이에 임 청장은 MOU 체결로 더 효과적인 징수 공조가 이뤄져 조세정의 확립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호주와의 징수 공조 MOU 문제는 관련 논의가 팬데믹으로 장기간 지연된 상태였다. 그러다 작년에 한국과 호주가 스가타TF의 의장국을 공동으로 맡으면서 실무 협의가 본격 재개돼 이번에 결실을 보게 됐다.
임 청장은 에지마 카즈히코 일본 국세청장과의 양자 회의에서는 일본 음식과 문화에 대한 깨알 지식으로 친근감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양 국세청이 범칙 조사 경험의 공유를 비롯해 조세범죄 대응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는 한편 스가타 등 여러 세정 다자회의체에서 공동보조를 맞춰 나가기로 했다.
징수 공조 뿐만 아니라임광현 청장은 참가국 청장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도 적극적으로 당부했다.
특히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국내에 진출한 해외 기업은 거의 없고 우리 기업만 다수 진출해 있는 기울어진 경기장을 가진 국가에 대해서는, 한국 국세청의 선진 AI 세정시스템 공유 요청에 흔쾌히 응하면서 우리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세정지원을 요청하는 ‘주고받기(Give and Take)’ 전략으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