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만 입력하면 대기업 전략분석 자료·정책 브리핑 시각자료 손쉽게 제작
허지윤 공동창업자, 첫해 330억원 매출 목표…3년내 6천500억원 달성 계획
"고품질 AI 데이터 시각화, 이제 기술적으로 가능해져…새로운 성장 기회"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데이터 시각화 분야에서 한국인 창업자가 이끄는 스타트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허지윤 대표가 공동 창업한 ‘기번스(Givance)’는 기존 대형 언어모델의 한계를 극복,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데이터 시각화에 특화된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번스는 최근 오픈AI가 공개한 GPT-5 발표 자료에서 드러난 그래프 오류에 주목했다. 이는 현존 AI 모델들이 언어 생성에는 강점을 보이지만, 숫자와 구조의 정확성이 중요한 데이터 시각화에서는 취약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번스는 이 틈새시장을 공략해 사용자가 채팅만으로 정확하고 심미적인 고품질 시각자료를 만들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 중이다.
기번스가 시연한 초기 마이크로 모델은 사용자가 2024년 판매 부문별 매출 데이터와 시각화 목적 및 요건을 입력하자 생성 과정 설명과 함께 곧바로 보고서에 활용 가능한 인터랙티브 그래프를 만들었다. 기존 모델과 비교해 데이터 전달력과 디자인 완성도의 차이가 확연하다.

전 세계 디지털 콘텐츠 제작 시장은 약 49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내부 전략 자료 및 대외 발표 자료 제작이 필수인 전문가·기업 시장만 해도 약 1조4천억원에 달한다.
기번스는 첫해 약 33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3년 내 약 6천500억원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
수익 모델은 구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월 4만~7만원)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라이선스를 기반한다. 기존에 수백만원과 수주일이 소요되던 제작 과정을 단 몇 초 만에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시장성을 기대하고 있다.
기번스의 AI 모델은 단순 차트 제작을 넘어 지도, 네트워크 다이어그램, 인터랙티브 대시보드까지 구현한다. 사용자는 데이터만 입력하면 디자이너 없이도 대기업 전략 분석 자료나 정책 브리핑 수준의 시각자료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
허 대표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불가능했던 고품질 AI 데이터 시각화가 이제 기술적으로 가능해졌다”며 “시장 선점 경쟁에서 한국 자본도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창업자의 경력도 기술 개발의 기반이 됐다.
허지윤 대표는 한국에서 태어나 중국과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다. 듀크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석사 과정을 밟던 중 학업을 잠시 미루고 약 10년간 스타트업 창업에 전념했으며, 이 과정에서 참여한 교육기술 기업 뉴패스웨이(New Pathway)가 인수되며 성과를 냈다.
이후 학업에 복귀해 듀크대 제너럴 로보틱스 연구실(General Robotics Lab) 창립 AI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머신러닝 전문성을 쌓았다. 교육·정신건강 등 다양한 분야의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기번스 공동 창업자 겸 CEO로서 데이터 시각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미국 AI기술 투자자들은 “언어 모델에 이은 차세대 인공지능 경쟁은 비주얼에서 판가름 날 수 있다”며 기번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기번스는 올해 안에 최소기능제품(MVP)을 선보이고, 2026년까지 풀 버전 모델을 상용화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기업 보고서, 연구기관 발표, 정책 현장 등 고품질 데이터 시각자료에 대한 수요가 높은 만큼, 기번스의 기술력이 국내 엔지니어링 생태계와 투자자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