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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7.01. (화)

내국세

동화성 민원팀장 사건後 "이제서야 관심…사후약방문이지만 제대로 된 대책 필요"

김창기 국세청장, 빈소 찾아 유족에 사무관 추서 임명장 전달

세무서장급 이상 관리자 장례비 모금…타 기관과 달리 별도 장례규정 없어

직원들 "악성민원에 무방비로 내몰리지 않도록 제도 개선해야"

차장 주재 '민원대응시스템 개선 TF'서 수주일내 종합대책 발표 예정

 

지난달 24일 민원인 응대과정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후 24일만에 유명을 달리한 故강윤숙 동화성세무서 민원팀장의 발인식이 지난 18일 엄수됐다.

 

기적처럼 자리를 털고 의식을 회복하기를 기원했던 직원들의 바람과 달리 결국 지난 16일 유명을 달리한 강 팀장의 부고 소식에 동화성세무서와 관할 지방청인 중부지방국세청은 장례식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인력을 급파했다.

 

지난 16일 오산장례문화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국세청 전·현직 직원들과 화성시장을 비롯한 지자체 관계자 등 1천여명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국세청 고위직들도 빈소를 찾아 지난 16일 강민수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지방청장 가운데 처음으로 조문했으며, 17일에는 김창기 국세청장 및 김태호 차장을 비롯한 국세청 국장단, 그리고 오호선 중부지방국세청장, 민주원 인천지방국세청장 등도 빈소를 찾았다. 

 

앞서 김창기 국세청장은 강 팀장이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던 지난 10일 전국 세무관서장회의를 마친 직후 병원을 찾았으며, 17일 빈소를 다시 찾았을 때는 추서된 사무관 임명장을 영정 앞에 놓으며 가족들의 슬픔을 달랬다.

 

경찰·소방청과 달리 별도의 장례규정이 없어 강 팀장의 장례비용을 지원하지 못한 국세청은 세무서장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모금활동을 통해 마련한 금원을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한편, 국세청 내부적으로는 이번 민원팀장 사망 사건을 계기로 악성 민원인에게 무방비로 내몰리는 작금의 일선 세무서 현실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증하고 있다.

 

국세청은 故 강 팀장의 사건 직후 지난 1일 전국 민원실 근무 직원들에게 휴대용 녹음기를 긴급 배포하는 등 악성·비상식적인 민원인에게는 강력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중부청 또한 지난 7일 동화성세무서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악성 민원인을 대상으로 법적조치에 나선 직원에게는 소송비용 경감추진과 함께 민원실 혁신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김창기 국세청장은 지난 10일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 “국세공무원 한 명, 한 명의 납세서비스와 정당한 법 집행 노력이 뜻하지 않는 상처가 돼 돌아오는 일은 단연코 없어야 한다”며, “민원업무 수행과 그 과정에서의 직원 보호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일선 직원들은 국세청 수뇌부가 이번 민원팀장 사망 사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에 대해 당연하다면서도, 잠시 잠깐의 관심을 보이다가 다시 예전처럼 유야무야될 것을 염려하는 눈치다.

 

일선 한 직원은 “악성 민원인에 시달려 정신적인 후유증을 호소하며 휴직을 신청하는 직원들이 부지기수였음에도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민원응대 매뉴얼이 전부였던 행태가 결국 일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직원은 “결국 사람이 쓰러지고 소중한 목숨을 잃고 나서야 민원실 업무에 관심을 가지는 조직문화가 너무 싫다”며, “사후약방문이지만 지금이라도 제대로 고치고 방안을 수립해 달라는 마음뿐”이라고 토로했다.

 

뒤늦은 감이 있으나, 민원실 업무환경 개선과 직원 사전보호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한편, 김태호 국세청 차장이 주재하는 '민원대응시스템 개선 TF'는 민원실 업무환경 개선을 위해 수차례 회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르면 이번주 또는 다음주에는 민원실 직원을 보호하고 업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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