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연장 전향적 검토"
野 "쌀 새고 있는데 곳간 문 닫아" 추궁

올해 경기 악화로 20조원이 넘는 ‘세수 펑크’가 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가운데, 17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는 세수 부족, 유류세 인하 연장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올해 세수를 정부가 보수적으로 잡았음에도 자산·부동산 시장 등이 빠르게 위축되면서 예상세수가 덜 걷히고 있다”며 올해 내내 세수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추경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기금 여유자금이나 세계잉여금을 세입 이행하는 방안을 통해 맞춰 살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영교 의원은 “올해 세수를 400조5천억원 예상했는데 2월 기준 16조원 정도 펑크났다. 부자감세를 하면 세수가 줄어들 것인데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고 공세를 폈다.
유동수 의원은 미국 바이든 정부가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을 37%에서 39%, 법인세도 21%에서 28%로 올리는 증세안을 발표했다며 증세 검토 여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추경호 부총리는 “미국처럼 법인세 증세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 (과세표준 구간별로) 1%p씩 어렵게 내렸는데 다시 올리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강준현 의원은 “소득세·법인세·종부세 감세정책으로 향후 5년간 법인세 23조8천억원, 소득세 16조1천억원, 종부세 7조9천억원 등 56조9천억원의 세수가 감소한다”며 "곳간 안에 쌀은 새고 있는데 곳간문을 닫아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고용진 의원은 “앞으로 20조 넘는 세수 부족이 생긴다는데 부족분이 20조로 끝날지 더 늘어날지 모른다”면서 세수 추계를 다시 할 것을 촉구했다.
유류세 감면 연장과 전자담배 세율 재검토를 묻는 질의도 이어졌다.
추경호 부총리는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를 묻는 배준영 의원 질의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궐련형 전자담배는 보건복지부에서 일반 담배와 유사하게 흡연으로 취급돼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며 "범주를 같이 하면 과세도 같이 해야 한다"고 세율 조정 필요성에 공감했다.
한편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세수입은 54조2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조7천억원 줄었다.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이 작년 걷힌 세금 395조9천억원보다 4조6천억원이 늘어난 총 400조5천억원 들어올 것으로 보고 세입예산을 짰다.
그런데 2월까지 15조7천억원의 세수가 작년보다 감소했기에, 3월 이후 지난해와 똑같이 세금이 걷힌다고 해도 올해 세수는 세입예산보다 20조원 이상 모자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