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조세 증가율 2017년 5.2%→2021년 7.7%…GDP 성장률 크게 웃돌아
기업 준조세 2021년 기준 77조1천억원…법인세보다 6조7천억원 많아

국민들이 2021년 기준 ‘세금 아닌 세금’으로 불리는 준조세를 약 181조1천억원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보다 30.7% 증가한 것으로, 준조세 상승률은 한국 GDP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건강보험료가 늘면서 2021년 기준 준조세 증가율은 7.7%를 기록하며 최근 5년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기업들이 주로 부담하는 좁은 의미의 준조세는 약 77조1천억원으로, 이는 같은 해 법인세 70조4천억원보다 6조7천억원 더 많았다.
준조세는 세금은 아니지만 세금과 같이 국가⋅공공기관에 국민과 기업이 반드시 납부해야 하는 부담금으로, 조세 외 국민이 강제적으로 지게 되는 모든 금전적 부담인 ‘광의의 준조세’와 광의의 준조세 중 기업이 부담하는 ‘협의의 준조세’로 정의할 수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12일 준조세 부담 현황을 조사한 결과, 광의의 준조세는 2021년 기준 전년 대비 7.7% 증가해 최근 5년간 가장 많이 늘었다. 4대 보험료, 특히 건강보험료 증가가 주된 원인이었다.
5년간(2017년~2021년) 준조세 증가 추이를 살핀 결과, 광의의 준조세는 2017년 138조6천억원에서 2021년 181조1천억원으로 약 30.7% 증가했다. 협의의 준조세도 2017년 58조3천억원에서 2021년 77조1천억원으로 32.2%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GDP는 12.9%(명목 기준) 성장한 데 그쳤다.

광의의 준조세 상승율은 2017년 5.2%, 2018년 6.4%, 2019년 6.3%, 2020년 7.2%, 2021년 7.7%로 증가폭이 커지며, 연도별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 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9%, 1.5%, 0.4%, 0.5%, 2.5%이다.
2021년 모든 국민이 강제적으로 부담하는 광의의 준조세는 약 181조1천억원으로 같은 해 조세총액 456억9천억원의 39.6%에 달했다.
특히 기업이 주로 부담하는 협의의 준조세는 약 77조1천억원으로 같은 해 법인세 70조4천억원보다 약 6조7천억원 많았다.
특히 4대 보험료가 늘면서 준조세 증가를 이끌었다. 2021년 기준 광의의 준조세 중 4대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82.4%(건강보험료 38.4%, 국민연금 28.3%, 고용보험료 7.5%, 노인장기요양보험료 4.3%, 산재보험료 3.9%)에 이른다.
광의의 준조세는 2017년 대비 2021년 약 42조5천억원 증가했는데, 이 중 건강보험료 증가분이 약 19조1천억원, 노인장기요양보험료 증가분이 약 4조5천억원으로 준조세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협의의 준조세 중 기업이 부담하는 4대 보험료 비중은 92.9%(건강보험료 38.6%, 국민연금 29.8%, 고용보험료 11%, 산재보험료 9.2%, 노인장기요양보험료 4.3%)로 나타났다.
협의의 준조세는 2017년 대비해 2021년 18조8천억원 늘었는데, 기업부담 건강보험료 증가분이 약 8조5천억원, 노인장기요양보험료 증가분이 약 1조9천억원으로 절반 이상(55.3%)를 차지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경기침체의 우려가 큰 현 상황에서 준조세의 지속적인 증가는 국민과 기업에 큰 부담이 된다”며 “사회보험료와 같은 준조세는 대가적 성격이 일정 부분 존재하지만, 과도한 준조세 증가는 경제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