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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지목 '임야'라도 수십년간 농사…공익사업 수용시 영농손실 보상"

지목이 ‘임야‘라도 오랫동안 농작물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던 토지를 공익사업으로 수용했다면, 경작자의 영농손실을 보상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권익위는 고속도로 건설 사업으로 수용된 토지 중 토지 등기부등본상 지목은 ‘임야’지만 수십년간 농작물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던 토지에 대해 경작자의 영농손실을 보상할 것을 권고했다.

 

20일 권익위에 따르면 농업인 A씨는 지목은 임야지만 1960년대 이전부터 농작물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던 토지를 2015년 1월 한 종중으로부터 빌렸다. A씨는 이 토지를 농업경영체 등록부에 ‘경작 중인 농지’로 등록하고 블루베리 등을 재배했다. 이 토지는 올해 4월 고속도로 건설 사업으로 수용됐다.

 

그러나 사업시행자인 B사(보상업무 수탁자 C공사)는 A씨가 빌린 토지의 지목이 ‘임야’여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상 농지로 볼 수 없다며 A씨의 영농손실 보상금 신청을 거부했다.

 

이에 A씨는 ‘공익사업으로 생업을 잃은 농업인을 구제해 달라’는 고충민원을 권익위에 제기했다.

 

관련 법에는 공익사업으로 ‘농지’를 수용하는 경우 사업시행자가 경작자에게 2년간 영농소득을 손실 보상금으로 지급하게 돼 있다.

 

구 농지법은 지목과 관계없이 농작물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는 기간이 3년 이상이면 ‘농지’로 본다. 2016년 1월 개정 이후로는 지목이 ‘임야’인 경우는 산지전용허가가 있어야 ‘농지’로 보고, 개정되기 전에 이미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었다면 종전 규정에 따르도록 했다.

 

권익위는 A씨가 임차한 농지는 2016년 1월 이미 농작물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는 기간이 3년을 훨씬 초과하므로 농지법상 ‘농지’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경작자에게 지급하는 영농손실 보상은 소유자에 대한 보상과 달리 토지 지목보다 실제 경작 여부가 중요한 점 등을 고려해 영농손실을 보상할 것을 사업시행자에게 권고했다.

 

B사와 C공사는 권익위의 권고를 수용해 A씨에게 영농손실을 보상하고, 비슷한 민원을 제기했던 농업인 D씨에 대해서도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임진홍 권익위 고충민원심의관은 “공익사업으로 토지 등이 수용돼 받는 피해는 정당하게 보상돼야 한다. 특히 영업·농업 등의 피해는 생계와 밀접히 관련되므로 보상이 누락되지 않게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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