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중부청장 임명으로 ‘비행시 1급 승진·지역안배’ 두 마리 토끼 잡아
세종시 근무 5년7개월 최장 기록 강민수 국장, 2급 청장 부임엔 ‘성과·보상’ 빛바래
하위직에 희망 메시지 준 반면, 본·지방청 국장단 충성도엔 생채기 우려
국세청 ‘7.5 고공단 인사’가 지난 1일 발표된 이후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사실상 국세청 상층부의 마지막 인사로 남게 될 이번 고위직 인사는 뚜껑을 열기 전부터 역대 정부의 인사 패턴과 같이 ‘정권말 BH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안팎에서 떠돌았으며, 실제 인사가 발표되자 이같은 예상이 일부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더불어 현 정부와 신 정부의 가교역할에 나설 국세청 상층부의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정치적인 논리와 별개로 2만여 조직원들의 마음, 즉 조직 민심 또한 적지 않게 반영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도 제기됐다.
인사 결과, 세정가에선 ‘반은 맞고 반은 빗나갔다’는 후평이 나왔다.
문재인정부 첫 고위직 인사 이후 단절됐던 ‘비행시 1급’ 승진인사가 지역안배의 틀 속에서 시현됐는데, 국립세무대학 졸업 후 8급 특채로 공직에 입문한 김재철 서울청 조사3국장이 1급 중부지방국세청장에 승진 임명됐다.
유독 비행시에게 가혹했던 문재인정부 말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1급 승진 몫이 주어졌고, 여기에 더해 1급 호남 배려라는 명분도 확보하게 됐다. 더불어 이번 인사로 7곳 지방국세청 중 3곳에 비행시 청장이 앉았다.
이와 달리 강민수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의 2급지 대전지방청장 전보는 정권말 국세청을 이끌 인사권자의 원동력을 떨어트리는 것은 물론, 본청 재임 중인 국장 및 전입을 앞두고 있는 고위직들의 조직 충성도에 생채기를 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민수 대전청장은 세종시에 소재한 국세청에서 4년7개월 근무하는 등 개청 이래 본청 고공단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재직한 인물로, 이전까지 최장수 본청 근무자인 이전환 전 국세청 차장을 유일하게 넘어섰다.
강 청장은 본청 근무 4년7개월에 더해 조세심판원 상임심판관 재직기간 1년까지 합치면 세종정부청사에서만 5년7개월 동안 근무한 셈이다.
단지 오랜 기간 세종청사에서만 지낸 것이 아니다. 그는 전산정보관리관·기획조정관·징세법무국장·감사관 직무대리·법인납세국장 등 본청 국장 보직을 5차례 역임하는 등 이미 자신이 가진 업무능력과 성과를 뚜렷이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국세청내 1급 승진 보직으로 꼽히는 법인납세국장까지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2급지 대전청장에 임명됨에 따라 극히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인사 관행을 벗어났다는 평가가 국세청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문재인정부에서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을 역임한 이들은 모두 1급 청장으로 승진했다.
초대 법인납세국장을 역임한 유재철 국장은 중부청장, 이준오 국장도 중부청장으로 영전했다. 직전 임성빈 국장은 부산청장에 이어 서울청장까지 오르는 등 1급에 두 번이나 올랐다.
이번 국세청 ‘7.5 고위직 인사’를 접한 세정가의 민심을 요약하면, 국세청 인력 풀의 대다수를 이루는 ‘비행시 1급 승진’ 낭보로 일반 직원엔 '희망의 메시지', 5년7개월간 세종시에서 조직과 국세행정에 혼신을 다한 강민수 국장의 행보를 지켜본 본청 간부들은 '실망감', 이 두 개의 상반된 정서가 인사 키워드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