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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종부세법상 재산세 세액공제제도⑥-이중과세 논란 근본원인 '세액공제범위 불명확'

김민수 박사(대구시 주무관, 법학박사)

21대 국회 개원과 함께 종합부동산세가 주목받고 있다. 야당 쪽에서는 종부세 부담을 완화하는 입법안을 발의하고 있는데 반해, 정부는 20대 국회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종부세법 개정안을 21대 국회에서 재발의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는 20대 국회에서 세율 인상,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세부담 상한 300%로 상향, 1주택 보유 고령자 세액공제율 10%p 인상 등을 담은 종부세법 개정안을 마련했었다.

 

이런 가운데 종합부동산세 개선방안을 담은 논문이 학계에서 발표돼 주목을 끈다. 김민수 박사(법학박사, 대구시청 주무관)는 6월13일 한국조세법학회와 한국지방세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지방세 세미나에서 종합부동산세 부과시 공제해주는 재산세 세액계산 관련 규정들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김 박사는 같은 날 한국조세법학회 정기총회에서 자신의 법학박사 논문인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제도’로 우수 학술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특히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사회·경제적 관심이 더욱 첨예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종부세 개선방안을 제시한 '종합부동산세법상 재산세 세액공제제도' 논문의 전문을 연재한다.<편집자주>

 

ⅴ. 종합부동산세법상 재산세액 공제제도 문제점 및 개선방안

 

1. 개관

 

종부세법상 재산세액 공제제도는 2005년 종부세법이 제정될 때부터 입법되었던 것이다. 그 이후 여러 번의 개정을 거쳐 현재의 규정처럼 입법이 되었다. 종부세법상 재산세액 공제와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쟁점이 법원판결에서 문제되었다. 위에서 소개한 대법원의 2012두2986 판결 등을 통하여 종부세법상 재산세액 공제제도가 문제가 있다는 판결이 있어서 입법자가 관련 법령을 개정하였다. 하지만 그와 관련한 분쟁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여전히 현행 제도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2012두2986 판결에 대한 입법자의 입법대응이 적절했는가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 본 연구에서는 종부세법상 재산세액 공제제도와 관련한 각종 논란들을 근본적인 측면부터 다시 분석하여 현행 제도가 어떠한 문제점이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나름의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2. 문제점

 

가. 이중과세 조정의 의의와 범위에 대한 이해

 

2005년 부동산 보유세 과세체계의 이원화에 따라 종부세 과세대상인 부동산에 대해서는 재산세와 종부세가 중복적으로 과세되어 이중과세51)문제가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국가가 과세하는 종부세는 시·군·구에서 징수한 세액을 공제한 후 차액을 과세하는 것이므로 이중과세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라는 공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는데,52) 당시 입법자는 기본적으로 종부세액에서 재산세로 납부된 세액을 ‘전액 공제’ 하므로 이중과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종부세 제정 당시 이중과세조정에 대한 규정은 “주택분 재산세로 부과된 세액의 합계액 중 199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주택분 종합부동산세액에서 이를 공제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즉, 종부세 과세기준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의 재산세액은 재산세 과세대상의 시가표준액을 합산하고 연도별적용비율을 적용하여, 재산세 최고세율이 적용될 것으로 판단하고 종부세와 재산세의 이중과세 부분의 재산세액을 공제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재산세 최고세율을 적용한 세액(199만원)을 기준으로 그 금액을 초과하는 재산세를 공제하는 방식은 이론적으로는 종부세가 과세되는 구간의 재산세를 전액 공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납세자가 납부한 재산세를 고려하지 않아 이중과세되는 구간의 재산세가 완벽히 공제되지는 않았다.

 

종부세의 도입초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작동하던 재산세는 그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별개의 세목으로 각각 별도의 개정절차를 거치면서53) 과세표준, 세율, 세부담상한비율 등 세부적 제도에서 차이를 보이면서 복잡하게 변화하였다. 물론 두 세목간의 이중과세조정을 위한 종부세법 규정은 2005년 종부세 도입 당시의 마련되었던 규정들의 취지와 크게 변함없이 유지되었다.

 

종부세와 재산세의 이중과세문제는 2009년 종부세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시행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산식의 적정성 문제로 변환되었다. 2008년 종부세법 개정으로 종부세의 과세표준이 공시가격에서 기준금액을 공제한 금액에 다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한 금액으로 변경되면서, 종부세법 시행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재산세 공제세액의 비율을 산출하는 산식도 변경되었다. 동 산식의 분모는 그대로 유지되었고 분자 값에 “종부세공정시장가액비율”과 “재산세공정시장가액비율”이 모두 곱해지게 되었다.54)

 

이 산식에 따르면 종부세 과세기준초과금액×〔1-(종부세공정시장가액비율×재산세공정시장가액)〕부분은 재산세와 종부세가 중복 과세되는 영역 임에도 불구하고 재산세 세액을 공제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타난다. 종부세 과세기준초과금액×(1-종부세공정시장가액비율) 부분은 종부세 및 재산세의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므로 재산세 공제 문제 자체가 발생되지 않는다.55)

 

종부세와 재산세의 이중과세 조정과 관련한 논란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종부세법상 공제하여야 할 ‘주택분 과세표준 금액에 대하여 해당 과세대상 주택의 주택분 재산세로 부과된 세액’의 범위에 대해 해석상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즉, 종부세법 제9조 제3항 ‘주택분 재산세로 부과된 세액’을 반드시 재산세로 납부된 세액 ‘전부’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그 세액의 일부로 해석할 수도 있는지 여부에 대해 견해 대립이 있을 수 있다. 만약 재산세로 납부된 세액 ‘전부’로 이해한다면, 공제하는 재산세액을 계산하는 산식을 정하고 있는 종부세법 시행령은 재산세로 납부된 세액 전액을 공제 가능하도록 규정되어져야 한다. 반면에 이를 재산세액의 ‘일부’로 이해할 수 있다면 종부세법 시행령에 위임된 재산세로 부과된 세액의 공제의 범위는 기본적으로 입법자의 재량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나., 종부세 세부담을 결정하는 주요사항 규정방식

 

종부세에서 세부담의 크기를 결정하는 요소들은 조세법률주의정신에 따를 때 가능한 한 법률에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56) 설혹 그 계산과정의 복잡성 등으로 인하여 법률에 규정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면, 적어도 계산에 관한 주요사항은 법률에서 규정한 상태에서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 위임해야 한다.57) 그런데 현재 종부세에서 공제하는 재산세액 산정을 위한 다수의 주요사항들 이 법률에 직접 규정되어 있지 않다. 일부는 종부세법 시행령상의 산식에서 규정하고, 나머지 많은 사항들은 포괄적으로 종부세법 시행규칙에 위임되어 있다.58) 또한 위임을 받은 종부세법 시행규칙은 해당 사항들을 본문도 아닌 별표에서 별지 3호 서식인 종부세 신고서의 작성방법과 3호 서식 부표(2)인 종부세 과세표준 계산명세서 작성방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조세법률주의측면에서 보았을 때 문제라고 할 것이다.

 

다. 공제할 재산세액산정을 위한 표준세율

 

현재 종부세에서 공제할 재산세액을 계산하는 중요한 요소가 법률도 시행령도 아니고 시행규칙에서 규정된 대표적인 경우를 표준세율을 예로 들어 추가로 설명해 보고자 한다.

 

2015. 11. 30. 종부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종전 종부세법 시행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던 공제하는 재산세액계산과 관련한 산식이 시행령으로 위치를 변경하면서 산식의 분자부분에 일부 변경이 있었다. 개정되기 이전에는 분자에 “표준세율로 계산한 재산세 상당액”이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개정에 의하여 그 부분이 “지방세법 제111조 제1항 제3호의 표준세율”로 변경되었다.

 

종부세법 시행령 산식에서 직접 원용한 지방세법 상 재산세 표준세율59)은 4단계의 초과누진세율 구조로서 재산세 과세표준 구간에 따라 세율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어, 종부세법 시행령 공제 산식의 분자 부분과 같이 종부세기준가액(6억원)을 공제하고 종부세와 재산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두 번 곱해지게 되면 보통의 경우 저율의 재산세 표준세율이 적용될 것이다.

 

그런데 종부세 시행령상 산식의 구체적 계산 방식을 설명한 시행규칙 별지 3호 서식인 종부세 신고서의 작성방법과 3호 서식 부표(2)에서 “지방세법 제111조 제1항 제3호의 표준세율”에 대하여 “누진 합산액을 제외한 재산세율 0.4%(최고세율)”로 설명하고 있어, 시행규칙의 표준세율 규정은 상위법인 종부세법 시행령에서 위임한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여진다. 2019년 공시가격이 5억인 주택 2채를 보유한 납세자의 재산세액 공제세율을 종부세액 시행령규정에 따라 계산한 결과는〈표2〉와 같다.60)

 

〈표2〉종부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 따른 재산세 공제세액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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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이동식, “부동산 보유세의 현황과 문제점-종합부동산세를 중심으로-”, 토지공법연구 제36집, 한국토지공법학회, 2007, 39면.

52)김대영, “종합부동산세 신설 어떻게 볼 것인가-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 개편방안 평가와 올바른 방향 모색,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2003. 10면.

53)종부세는 국세이므로 기획재정부에서 입법을 관장하고, 재산세는 행정안전부에서 입법을 관장하여 각자 고유의 논리와 주변의 정황(예, 개별 법률규정에 대한 헌재의 위헌이나 불합치결정등)을 고려하여 법 개정을 진행하였다.

54)이처럼 종부세법 시행규칙이 개정된 것이 2009. 9. 23.이다.

55)이예슬, 종합부동산세액에서 공제되는 재산세액 산정방식에 관한 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2011. 3. 31. 대통령령 제22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의2, 제5조의3 제1항, 제2항 소정의 계산식의 올바른 해석방법, 대법원 판례해설 제104호, 2015년 상, 121면.

56)이동식, 일반조세법, 준커뮤니케이션즈, 2020, 94면 이하.

57)이동식 외 3인, 행정법총론 제9판, 준커뮤니케이션즈, 2020, 33∼37면.

58)종부세법 시행령 제4조의2 제4항.

59)각주 43번 참고.

60)국세청 주택간편세액계산을 통하여 재산세와 종부세를 계산하였다. 실제 종부세액에서 공제되는 재산세액은 시행령의 지방세법상 재산세 표준세율을 적용하지 않고, 종부세법 시행규칙에서 정한 표준세율(0.4%)로 계산한 결과와 동일하다.

61) 이 계산은 재산세는 탄력세율을 적용하지 않은 표준세율을 적용하고, 재산세와 종부세의 세부담상한은 적용하지 않으며, 지방교육세 등은 포함하지 않는다. 종부세는 일반 1,2 주택의 경우 세율을 적용한다.

62)지방세법 시행령 제109조(공정시장가액비율) 2. 주택: 시가표준액의 100분의 60

63)각주 41번 참고.

64)각주 49번 참조.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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