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무역 규모가 침체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교역규모도 크게 줄어든 가운데, FTA 체결국과의 교역금액 또한 동반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FTA 체결국과의 교역규모 감소폭은 비체결국에 비해 절반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무역수지역시 비체결국과는 적자를 기록한데 비해 체결국과는 흑자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이 30일 발표한 2019년도 FTA 활용 수출입 교역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FTA 발효국으로의 수출은 전년 대비 9.2% 감소한 3천984억달러, 수입은 2.3% 감소한 3천268억달러로 총 교역규모는 전년 대비 6.2% 감소한 전체 7천252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교역규모는 대외 경제환경 악화에 따른 글로벌 교역 침체로 8.3% 줄었다. 이 중 FTA 발효국 교역 감소폭은 6.2%, 비발효국과의 교역 감소폭은 12.7%로, 비발효국의 감소폭이 2배 이상 컸다.
특히 FTA 비발효국과의 무역수지가 324억달러 적자를 기록한데 비해 발효국과는 715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등 FTA 교역이 전체 무역수지 흑자 유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기업의 FTA 활용률은 수출·입 모두 고르게 증가세를 보였다. 수출 74.9%, 수입 76.6%로 FTA 활용률이 전년 대비 각각 1.4%p, 1.3%p 상승했다.
각 협정별로는 FTA 수출활용률은 △캐나다(95.2%) △EU(86.9%) △미국(85.2%) △EFTA(83.2%) △호주(82.8%) 순으로 높았으며, 수입활용률은 △칠레(99.2%) △뉴질랜드(93.7%) △호주·베트남(85.7%) △페루(81.4%)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년 대비 FTA 활용률이 크게 증가한 협정으로는 수출의 경우 △뉴질랜드·페루(5.2%p) △중국(2.2%p) 순이며, 수입의 경우 △호주(6.6%p) △중국(5.2%) △뉴질랜드(3.7%)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과 뉴질랜드의 경우 전년 대비 수출·수입 활용률이 모두 상승했으나, 수입에 비해 수출활용률은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중국은 가공무역 중심의 무역구조로 관세 장기철폐 비중이 높으며, 뉴질랜드는 일부 수입품목에 대해 자체 감면세율을 적용 중으로, 우리 기업이 대중국·뉴질랜드 수출시 FTA 활용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농림수산물·화학공업·기계류 등 10대 산업별 FTA 활용률은 수출의 경우 FTA 혜택품목 비중이 높은 기계류·화학공업제품·전자전기제품의 활용률이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반면 FTA 혜택품목 비중이 낮거나 미약한 광산물(6.1%)·잡제품(0.2%)의 경우에는 전년 대비 활용률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와 관련, 광산물 가운데 경유의 EU 수출시 대기업의 FTA 미활용으로 활용률이 감소한 것과 잡제품 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방산(군용)물자의 인도 수출시 FTA 활용이 부진한 것이 활용률 급감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수입의 경우에는 광산물 분야를 제외한 전 산업에 걸쳐 활용률이 증가해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1.3%p 증가했다.

한편 전국 각 지자체별 FTA 활용률를 분석한 결과 수출의 경우 △서울(85.1%) △울산(82.7%) △전남(79.5%) △강원도(77.0%) △인천(76.4%) 순으로 높으며, 수입활용률은 △대구(87.3%) △충남·경북(83.7%) △대전(83.6%) △충북(82.3%) 순으로 높았다 .
FTA 혜택품목 수출의 경우 서울·울산·인천에서는 기계류가, 전남에서는 화학·철강금속제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각 산업별로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자동차부품 △플라스틱 일차제품(폴리에스테르·아크릴 등) △철강판 품목이 FTA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대구·경북에서는 정밀화학원료·합성수지(염화비닐, 폴리우레탄) 등 화학공업제품이, 충남에서는 원유·석유가스 등 광산물의 FTA 수입활용률이 90%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관세청 관계자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FTA 교역이 상대적으로 교역량 감소폭이 적어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며 “기업들의 지속적인 FTA 활용 확대를 위해 체약국간 FTA 활용통계를 교환하고 FTA 활용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분석·발굴하는 등 보다 내실있는 FTA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관세청은 협정별·산업별·지자체별 FTA 활용 현황을 알기 쉽게 정리해 관세청 YES FTA 포털(www.customs.go.kr)의 ‘FTA 활용지도’를 전자책(e-book) 형태로 제작·공개하고 있으며, 매 분기마다 해당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