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하도록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장시호(38)씨가 본인 재판에서 어떤 진술을 쏟아낼지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리는 장씨와 최순실(61)씨,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7차 공판에서는 장씨의 증인 신문이 진행된다.

장씨와 이모 최씨는 영재센터 후원금 강요 혐의를 놓고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어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씨는 삼성과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등이 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내도록 강요한 혐의를 모두 자백했지만, 최씨는 이를 전면 부인해왔다. GKL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관광공사 자회사다.

장씨 변호인은 지난 첫 공판에서 "(삼성·GKL 후원금 관련)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반면 최씨 변호인은 "(김 전 차관 등에게)기업 후원을 알아봐달라고 한 적은 있지만 삼성이나 GKL을 특정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영재센터 실질 운영자로 상대를 지목하고 있는 만큼 설립 및 운영 주체를 둘러싼 공방도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씨 측은 "설립을 도와줬을 뿐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장씨가 영재센터를 좌지우지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장씨는 "최씨의 아이디어로 영재센터를 만들었으며, 최씨의 지시에 따라 영재센터를 운영했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장씨는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의 핵심 조력자로 꼽히며 최씨의 혐의 입증에 상당한 도움을 주면서 최씨와 각을 세우기도 했다. 이날 최씨가 장씨를 상대로 직접 질문에 나설 경우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에는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증인으로 나서며 영재센터 지원 관련 대통령 지시사항을 구체적으로 증언할 지 주목된다.

안 전 수석은 GKL에 연락해 최씨 소유로 지목된 더블루케이와의 용역계약을 체결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안 전 수석은 대통령에게 'GKL에 더블루케이 회사를 소개해주라'는 등의 지시와 조성민 전 더블루케이 대표 연락처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 지시를 받고 김 전 차관을 조 전 대표와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에게 소개시켜준 것으로 나타났다.

장씨는 최씨, 김 전 차관과 함께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삼성그룹 프로스포츠단을 총괄하는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에게 압력을 행사해 영재센터에 16억2800만원을 후원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또 GKL이 영재센터에 2억원을 후원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