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상 7회 수상에 빛나는 ‘재즈계의 전설’ 알 재로(Al Jarreu)가 12일(현지시간) 7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미국의 NBC방송과 영국 BBC방송 등은 이날 재로가 2주 전 탈진으로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도중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재로의 웹사이트에 올려 진 발표문에는 “재로의 인생에서 두 번째 우선순위는 음악이었다. 그의 첫 번째 우선순위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치유하고 위안하는 일이었다. 그것이 감정적인 고통이든, 혹은 육체적인 불편함이든, 혹은 다른 어떤 원인에 의한 고통이든, 그는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려했고, 우리의 가슴을 편안히 쉬게 해주었다. 노래는 그저 이런 일을 하기 위한 그의 도구이었을 뿐”이라고 적혀 있었다.
재로의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재로는 이달 말 일리노이에서 공연을 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재로는 지난 10일 팬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의료진이 그에게 올해 콘서트 일정을 모두 취소하라고 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빌보드에 따르면 재로는 재즈와 팝, 리듬&블루스 등 세 분야의 그래미상을 모두 휩쓴 유일한 보컬리스트라는 기록을 역사에 남겼다.
재로는 50여 년 동안 ‘브레이킹 어웨이(Breakin' Away)’와 ‘우리는 이 사랑을 함께 해요(We're in This Love Together)’, TV쇼 ‘문라이팅(Moonlighting)’ 주제곡 등 주옥같은 노래들을 남겼다.
재로는 1940년 밀워키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재로는 아버지의 교회 성가대 활동을 하면서 음악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는 한때 사회복지 활동가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타고난 재능을 숨길 수 없었던 그는 로스앤젤레스를 무대로 재즈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4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인터내셔널 재즈 데이(International Jazz Day)’를 열고 재로를 초청하기도 했다. 당시 아레사 프랭클린과 스팅 등이 재로와 함께 공연을 했다.
재로는 지난 2008년 9월 조지 벤슨과 함께 합동 내한공연인 '재즈 마스터 시리즈 vol.1(JAZZ Master Series vol.01)'을 갖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