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최종본에 한국 성리학 발전의 기틀을 닦았다고 평가받는 회재 이언적에 대한 서술이 빠져 '부실 집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역사학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중등 역사과 검정 도서 집필 기준' 중 하나로 사림세력의 성장배경을 향약과 서원의 사회적 역할을 중심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서술하겠다고 밝혔지만 조선 전기 성리학의 원류를 설명한 국정교과서 119쪽에 이언적을 다루지 않았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이언적을 빼놓고 사림세력이 있을 수 없고 서원의 사회적 역할을 파악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언적은 우리나라 성리학의 이론체계를 확립해 퇴계 이황 등 후대 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조선 초기 성리학자이기 때문이다.
이언적은 교육부의 전신인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행한 국정 국사교과서에도 소개된 바 있다.
이종범 조선대 역사문화학부 교수는 "(이언적은) 20대의 젊은 나이에 '무극태극'(無極太極), '경(敬)사상'을 확립했고 성리학 창시자인 주자의 대학을 독자적으로 해석해 비판했다"며 "임금을 바른 길로 인도해 백성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는 점에서 사림세력의 성장배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무극태극'이란 구체적 사물이 있기 전부터 도는 만물의 근원임을 표현한 것이다.
한국의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소개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의 세계문화유산을 소개한 국정 교과서 120쪽에 조선시대 사회제도를 여실히 보여주는 유네스코(UNESCO)세계문화유산인 양동마을과 하회마을이 누락됐다는 것이다.
특히 양동마을은 여강 이씨와 월성 손씨가 600년의 역사를 일궈온 가장 오래된 최대 씨족반촌으로 국내 최다 국가지정 유무형 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유산의 핵심정신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장 잘 구현한 최고의 모범 유산 26개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정부가 박정희 정권 미화 등 현대사에 치중한 나머지 다른 시대의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 누락되고 문화유산의 가치도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