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법정에서 "제가 모든 걸 앞장서서 한 것처럼 되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자신의 8차 공판에서 "제가 기업에 1000억원을 이야기했다는 것은 너무 황당무계한 얘기"라며 "방어권을 위해 얘기할 수 있게 해달라"고 밝혔다.
최씨는 이날 증인신문이 끝난 후 재판 말미에 "변호사를 만날 기회도 시간도 없다"며 "(증인이) 지금 말하는 것을 듣는데 제가 하지 않은 얘기나 사실관계가 다른 것이 많이 나오고 있다. 변론의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변론할 기회인지, 증인에게 물어볼 기회인지"를 묻자, 최씨는 "증인에게 (질문)할 기회…"라며 말을 흐렸다.
이에 재판부는 "변호인과 상의해서 하면 된다"며 "필요할 때 증인에게 물어볼 것이 있다면 중복되지 않는 한 물어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씨는 "제가 체육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기획한 것을 갖고 의견제시한 게 있다"며 "제가 모든 걸 앞장서서 한 것처럼 되는 것은 억울하다. 기업을 통해 1000억을 말했다는 것은 황당무계한 얘기로 방어권을 위해 얘기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최씨 측 변호인도 검찰의 증인신문 방식에 반발하며 그에 상응하는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씨 측 변호인은 "검찰은 조서를 분해해 증인에게 하나씩 묻고 답을 받아내고 있는데 신문을 압축적으로 해달라"며 "재판 진행의 효울성이나 쟁점 파악에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은 복잡하지 않은데 너무 많은 주변사실과 의견을 묻고 있다"며 "피고인의 방어권을 위해 같은 시간을 할애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검찰은 "검찰의 주신문은 조사했던 조서를 기본으로 중요 부분을 현출시키는 과정"이라며 "그에 대한 반대신문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안 전 수석은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 물음에, "없다"고 짧게 말했다.
최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2월6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더블루케이 전 이사 고영태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