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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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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계 '뜨거운 관심에 행복하다' 한 목소리

인간 대 인공지능(AI)의 대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15일 5국을 끝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바둑계 인사들은 바둑을 향한 뜨거운 관심에 행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후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5국에 대한 해설과 관람이 진행됐다.

이 9단이 앞선 4번째 대국에서 승리를 거둔 뒤 이어진 대국이라 지난번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인파가 몰리는 등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된 분위기였다.

결과는 '알파고'의 승리, 바둑계 인사들은 안타까워하면서도 바둑에 집중된 사람들의 관심 덕분에 행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설을 맡았던 한종진 9단은 "이세돌의 바둑을 둔 것 같다. 자신이 그리는 바둑을 뒀다는 뜻"이라며 "그리고 알파고는 멋지게 막아냈다. 현재의 이 뜨거운 관심을 바둑계가 잘 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9단과 함께 해설을 진행했던 류승희(27) 아마 6단은 "오늘은 서로의 경기 내용이 가장 좋았던 바둑이었다"며 "(이 9단이) 크게 잘못된 것 없이 아깝게 졌다"고 밝혔다.

이어 "근소한 차이(한 집반)로 결과가 나와서 이세돌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줄 수 있었다"며 "이겨주길 기대했는데 점수 면에서도 2 대 3으로 진 것과 1 대 4는 또 다르다보니 정말 아쉽다. 특히 복기 상대가 없다는 점도 아쉽다"고 강조했다.

기원에서 함께 대국을 바라본 김선호 3단은 "개인적으로, 일반인들이 프로들 대국을 본다는 게 인상 깊었다"며 "바둑이 이렇게 관심 받아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실제 바둑을 향한 인기는 비단 이번 대국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등장인물 최택 9단의 인기도 한 몫했다.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면서 자연스레 바둑을 향한 관심도 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바둑을 몰랐던 이들마저도 중계를 바라보게 만들었다. 실제 여성들의 관심이 부쩍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 9단의 팬클럽 회장을 5년 정도 했다는 김모(46)씨는 "지난 번 경기에서 이겼기 때문에 오늘도 이기길 바랐다. 상대가 어떻게 대응할까 실험적인 수를 둘 것 같았다"며 "그런 것을 추구하는 바둑이어서, 바둑의 묘미를 한껏 전달한 경기라고 생각한다"고 대국 관람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운영 중인) 인터넷 카페에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대국이 시작된 이후로 일평균 스무 명 정도의 회원이 늘었다"며 "바둑 불모지가 여성계인데 이번 대국을 보면서 '(경기 해설 내용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으니까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여성 팬들이 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야구대표팀이 금메달을 딴 뒤로 야구장에 가면 여성 팬이 40% 정도다"라며 "바둑이 야구보다 룰이 어렵긴 하지만 여성 바둑 인구가 늘어나 바둑 붐이 일어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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