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금고털이로 200여억원을 훔쳤던 도둑이 또 다시 고급 빌라를 돌아다니며 금품을 훔치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주거침입절도 혐의로 조모(70)씨를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달 13~14일 강남 일대 고급빌라를 돌아다니며 4차례에 걸쳐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지난달 13일 강남구 청담동의 S빌라 베란다 문을 드라이버로 따고 순금 귀이개, 팔찌 등을 훔쳐 달아났다. 다음 날에는 삼성동 H빌라에서 롤렉스 시계와 현금 200여만원을 훔쳤다. 그는 같은 날 또 다른 고급 빌라에 침입했다가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와 교통카드 사용 내역 등을 조사해 지난달 27일 조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는 절도 전과 10범으로, 주로 부유층의 금고털이를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1993년 금융실명제가 시작된 후 부자들이 비자금 등을 집이나 사무실에 숨겨놓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범행을 시작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고 여는 기술을 익혔다는 그는 고급 저택을 돌며 금품 200여억원을 훔쳤다가 1994년 4월 경찰에 검거, 법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이후 출소한 조씨는 2013년 6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서울 장충동 자택을 털려다가 또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자택에 침입했다가 보안요원에게 걸린 조씨는 급히 도망나오다가 6m 높이의 이 회장 집 담에서 떨어져 엉덩뼈가 골절, 그대로 검거됐다.
이 일과 다른 절도 건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던 조씨는 지난해 8월 출소했다가 또 다시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생활비 때문에 또 다시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