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침체 속에 잠겨 있던 유럽경제에 봄기운이 감돌고 있다. 유럽 19개 회원국으로 이루어진 유로존의 1월 산업 생산량이 전월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산업 생산량 증가 폭으로는 2009년 이래 가장 큰 규모다. 특히 아일랜드의 1월 산업 생산량은 지난해 12월에 비해 무려 12.7%나 뛰었다.
BBC방송은 14일(현지시간) 유로존에서 기계와 장비 등 자본재의 생산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올 1월 산업 생산량이 최근 6년 새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유로존의 산업 생산량은 당초 예상됐던 1.7%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경제 전문가들은 특히 자본재 부문의 생산이 늘었음에 주목하고 있다.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진입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년동기 대비 1월 산업생산량은 2.8% 상승했다. 이는 2011년 이래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그러나 이같은 산업 생산량 증가는 일시적 현상일수도 있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하워드 아처는 영국 금융정보서비스 업체인 마르키트의 2월 구매자 관리지수(PMI)를 보면 아직 유럽 경제의 회복을 기대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유로존의 2월 PMI는 지난 12개월 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생산과 구매, 수출, 고용 등 하나같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요국들의 2월 제조업 분야 실적도 저조했다.
아처는 “산업 생산량은 월별로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올 2월은 유난히 저조한 달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2월은 다른 달에 비해 노동일수가 작아 생산량이 줄어들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유럽중앙은행(ECB)은 파격적인 부양책을 발표했다. ECB는 기준금리인 레피(Refi, Refinancing)금리를 0.05%에서 0%로, 하루짜리 예금에 적용되는 예치금리는 0.40%에서 0.30%로, 한계대출금리는 0.30%에서 0.25%로 내렸다. 세 가지 정책금리를 모두 인하한 것이다. 또한 월 자산매입 규모를 기존 600억 유로에서 800억 유로로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