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어 국내 기업에 적용되고 있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간한 '중국 M&A 현황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M&A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3배인 33건을 차지했다. 거래 규모는 19억3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28% 증가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을 인수·합병한 경우가 64건임을 감안하면 약 70%를 차지하는 규모다.
인수 업종도 2006∼2014년 제조업 분야가 52%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보험, 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업이 73%를 차지하는 등 변화가 뚜렷한 상황이다.
특히 국내 문화콘텐츠 기업들이 국내 규제와 좁은 내수시장에 대한 탈출구로 중국 기업과 M&A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대기업에 대한 공공정보화 사업 참여 제한의 경우 소프트웨어기업 간 M&A를 통한 기업 규모 확대 의지를 저해하고 셧다운제의 경우 국내 게임 내수시장을 축소시켜 국내 게임업계의 중국 자본 의존성을 높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내 M&A활성화가 필요하며 국내 기업의 규모화를 저해하는 규제 등의 철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은미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우리 기업 고유의 경영기반은 유지할 수 있는 실리 중심의 M&A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