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10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0%로 9개월째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수출과 내수 경기가 모두 부진하지만 글로벌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한은이 금리를 내리기 보다는 일단 동결하고 국제 금융시장의 상황 등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수출은 지난 2월 전년동기대비 12.2% 줄어 지난 2009년 2월(-18.5%) 이후 7년 만에 최대폭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고, 소비지표는 1월 소매판매액지수가 전월대비 1.4% 감소하며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이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시장의 압박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당장 이달에 금리를 조정하기에는 한은의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109명을 대상으로 3월 기준금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7명(72.5%)이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의 금통위 직후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일본은행(BOJ) 등 각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회의가 잇따라 예정돼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욱이 글로벌 경기 둔화, 금융시장 불안, 국제유가 흐름 등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국내에서는 1200조원으로 불어난 가계부채 문제와 외국인 자본유출 우려 등이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의 발목을 잡고 있다.
관건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얼마나 확대될지 여부다. 지난 2월 금통위에서는 7명의 금통위원 중 하성근 금통위원 혼자 0.25%p의 금리인하를 주장한 바 있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2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대체로 금리인하보다는 구조개혁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었지만, 3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다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