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호 국세청장은 이명박 대통령 독대시 '국세청은 우수한 조직이며, 국세청을 자신에게 맡겼으니 지켜 봐달라'는 말로 외부의 압력을 커버한 것으로 전해진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알려 진 백용호 청장은 재임 1년 여만인 2010년 7월 13일 청와대정책실장에 임명됐다. 긴 재임기간은 아니지만 그는 국세청 조직이 외부 왜곡된 시각을 가진 세력에 의해 뿌리채 흔들릴 수 있는 위기를 커버했다.
특히 국세청장 외부수혈론을 잠재우고 차장이 청장을 이어받게 한 것은 당시 형편으로 봤을 때 백용호 파워가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라는 여론이 많았다.
'국세청 무력화'에 촛점이 맞춰 진 2009년 초 '국세청개혁안'은 추경석 회장이 주축이 된 국세동우회의 충정어린 대통령건의와, 백용호 국세청장의 정확한 진단-보고 및 뚝심으로 인해 완전 백지화됐다.
2010년 8월 취임한 이현동 19대 국세청장은 청와대 파견에서 돌아 온 후 '수직승진'에 대해 비판 여론이 없지 않았지만 백용호 전 청장 후광과 국세청 자체노력 등으로 비교적 안정된 환경에서 국세청을 이끌 수 있었다.
취임초 주요 회계․법무법인 대표들을 불러 대기업과 대주주의 성실납세를 촉구한 부분이나, 미국과의 범칙조사 약정 체결로 대별 되는 역외탈세 인프라 구축 등 국세청 본연의 업무에 주력했다. 특히 재임 중 대대적으로 추진한 '숨은 세원 양성화'는 박근혜정부가 취임 초 제시했던 '지하경제 양성화'의 전신으로 꼽힐 정도로 무게 있는 국세행정으로 꼽힌다.
그러나 국세청 고위공무원단과 주요 보직이 TK위주로 구성되는 등 지역편중 인사가 가중되고, 행시출신과 일반공채 출신간 승진 불균형을 심화 시켰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이전가격 과세와 관련 일부 무리수를 두는바람에 조세전문가들로부터 국세과세권 위상을 흐리게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덕중 20대 국세청장(2013.3.27-2014.8.19)은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지원에 국세행정 촛점을 맞췄다. 납세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어려움을 헤아려 마음을 얻어야 한다면서 국세행정의 '이청득심(以廳得心)'을 강조했다. 국세행정에 대한 납세자의 불만이 적지않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반성을 표하고 위민(爲民)세정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관리자들을 향해 '자신의 비정상부터 고치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라'고 독려 해 일부 타성에 젖은 관리자들을 뜨끔하게 했다. 또 지능적 탈세가능성이 높은 지하경제 4대 분야를 제시하면서 '비정상적인 관행 퇴치'를 추진했다.
이현동-김덕중 청장은 전군표·이주성·한상률 전 청장 등 고위직 잡음으로 인해 땅에 떨어진 국세청 이미지를 개선하는 일과, 이른바 '국세행정 바로세우기'에 주력했다.
2014년 8월 19일 임환수 서울국세청장이 21대 국세청장에 취임했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국세청 최고사령탑에 올라 세간의 이목을 한 몸에 받았다. '좀 빠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없진 않았지만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별로 의아스럽게 여기지 않았다. 이미 오래 전부터 국세청 선배 및 동료들에 의해 '국세청장감'으로 점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계속>
서채규 주간 <seo@tax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