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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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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때문에' 비극 택한 40대 가장…왜?

대구 모녀살해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들의 남편이자 아버지인 박모(48)씨의 행적과 범행동기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오후 11시8분께 대구 서구 중리동 소재 한 주택 거실에서 거주자인 최모(40)씨와 박모(15)양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와 박양은 같은 날 새벽시간대 남편이자 아버지인 박모(48)씨로부터 변(變)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씨는 2일 오전 11시22분께 강원 정선군 산길 어귀에서 발견됐다. 미리 빌린 렌트카 차량 내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을 시도한 상태였다.

박씨가 타고 있던 차량에는 유서도 발견됐다. 유서에는 가족들의 이름과 함께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혔다.

이어 박씨는 오후 3시15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대원에 의해 원주시 소재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박씨는 응급실 치료 중 사복으로 갈아입고는 병원 8층 옥상에 올라 투신, 끝내 숨졌다.

한 가정의 가장인 40대 남성 박씨는 어쩌다 이런 비극을 택한 것일까.

지인 손씨에 따르면 박씨는 도시가스설치업체에서 용접공으로 활동했다. 과거 사업을 하면서 빚을 지기 시작했고 사채까지 끌어다 써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손씨는 설명했다.

손씨는 "가끔 박씨가 전화 받을 때 보면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빠져나가 1시간이 넘도록 통화를 했었고 빚 관련 전화였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평소 사생활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아 대부분의 주변 사람들이 박씨에게 고등학생 딸이 있다는 정도만 알 뿐 구체적인 가정사에 대해 알 지 못한다"고 부연했다.

또 손씨는 박씨가 사건 발생 전 직장 상사에게 연락해 자신이 말기 간암이라며 200만~300만원 가량의 임금을 가불해갔다고 전했다. 해당 관리자는 2일 박씨에게 송금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최씨의 가족들은 경찰 조사과정에서 박씨와 최씨가 평소 빚으로 인한 가정불화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와 함께 박씨가 평소 불법사행성 게임인 '바다이야기'를 즐겼다고도 밝혔다.

지인들 사이에서는 박씨가 가불받은 돈으로 도박을 해 큰 돈을 번 다음 빚을 갚으려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자살시도한 박씨의 차량이 발견된 장소가 '강원랜드'와 불과 18㎞ 떨어진 곳이었으며 시간상으로도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였다.

수사를 맡은 대구 서부경찰서는 박씨의 채무상황과 강원랜드 출입여부, 렌트카 이동 경로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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