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꿈인 한국전통호텔(한옥호텔)이 5년 만에 주춧돌을 놓게 됐다.
한국전통호텔은 이 사장이 4번의 실패 끝에 도전하는 '야심작'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두 차례 반려와 두 차례 심의 보류로 네 번째 고배를 마셨지만 지난 2일 장충동 신라호텔 부지 내에 한국전통호텔을 건립하는 안건이 제4차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최종 '수정 가결'됐다.
이 사장은 한국전통호텔을 건립하는 데 큰 애착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전통음식 대중화 프로젝트를 실시하며 종가음식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한국전통호텔 건립도 도심 한복판에서 전통문화를 살리고 관광산업을 키우려는 방안 중 하나로 추진하는 것이다.
앞서 2011년 8월 호텔신라는 4층짜리 한옥호텔과 3층짜리 면세점을 포함한 장충단 근린공원, 지하주차장 건립 계획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2012년 7월(반려)과 2013년 7월(보류), 2015년 3월(반려), 2016년 1월(보류) 등 총 네 차례에 걸친 서울시의 심의 결과 반려되거나 보류 결정을 받았다.
당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자연경관 훼손·재벌 특혜'라는 주장과 '숙박업소 확보·관광 활성화' 주장이 맞서 두 차례 심의가 보류됐다.
이에 호텔신라는 시의 제안을 받아들여 건물규모를 기존 지상 4층에서 3층으로, 지하 4층에서 지하 3층으로 2개층 축소했다. 총면적도 2만6470㎡에서 1만9494㎡로 26% 작아졌고, 객실 수도 207개실에서 91개실로 116개실을 줄였다.
호텔신라 입장에선 첫 계획보다 규모를 줄여서라도 사업을 끝까지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두 차례의 반려와 두 차례의 심의 보류, 이후 현장 소위원회 개최, 현장답사 등을 통해 추가적인 사항이 제시되면서 ▲한양도성과의 이격거리 ▲공공기여 ▲부대시설 비율의 적정성 ▲건축계획의 적정성 ▲교통처리계획 등의 공공성이 강화됐다.
특히 호텔신라가 사업구역 외 장충체육관 인근 노후 건물 밀집지역을 매입 완료, 정비할 예정이어서 한양도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했다.
서울시 도시계획 관계자는 "서울시 최초의 한국전통호텔로 지어지는 만큼 외관은 공공재적 성격을 갖는다"며 "한국전통호텔에 대한 세부 건축기준이 없어 사례조사 등을 통해 구조, 지붕 형태 등에 대해 위원회의 동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제원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이번 결정으로 서울 최초의 도심형 한국전통호텔이 건립되면 차별화된 관광숙박시설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관광도시 서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번에 승인 받은 내용으로 설계를 1년 동안 하고 순차 착공방식으로 5년간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