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에서 늘 얼굴을 붉혀야 했던 지도자와 심판들이 마음을 터놓고 만났다.
대한축구협회는 2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아름다운 축구문화 정착을 위한 지도자와 심판의 만남' 행사를 개최했다.
오전 11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초등부터 프로까지 지도자 24명과 1,2,3급 심판 37명이 참석했다.
일선 지도자와 심판들이 한데 모여 토론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몽규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만 생각해 본다면 축구장에서 다툼이 훨씬 줄어들 것이다. 서로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듣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참석 지도자와 심판들은 ▲지도자는 왜 심판 판정에 항의를 하는가 ▲지도자의 항의가 선수와 학부모에게 미치는 영향 ▲심판 판정시 어드밴티지의 범위는 ▲심판 배정을 개선하는 방안 등의 소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지도자들은 간담회에서 "페널티에어리어 내에서의 판정이 제일 중요하니 정확도를 높여달라", "일관성 있는 판정을 해달라", "판정 실수를 했을 때 번복하는 용기를 보여달라", "초등부나 여자 경기에 경험이 없는 심판들이 우선 배정되는 것을 개선해 달라", "성적에 의해서 계약이 결정되는 현재의 구조하에서 지도자는 판정에 예민해 질 수밖에 없으니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심판들은 "실수는 있지만 의도적으로 오심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이해를 바란다", "가벼운 항의는 넘어갈수 있지만 심판도 사람인지라 지나친 항의는 참기가 쉽지 않다", "수많은 지도자들에게 항의를 받아봤지만 결국 좋은 지도자는 심판의 판정을 인정하는 감독이다", "경기 직전에 양팀 감독들을 모아놓고 사전에 항의하지 않기로 약속을 받는 건 어떤가" 등 다양한 생각들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간담회 토론 내용을 정리해 향후 지도자 및 심판 교육에 반영하고 앞으로도 지도자와 심판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