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중국의 부채규모가 4년 뒤인 2020년쯤 폭발적으로 증가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283%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문가 조사 결과가 나왔다.
블룸버그뉴스는 21일(현지시간) 12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중국 부채 문제에 대한 전망을 조사한 결과, 12명 중 7명이 중국의 부채가 최소 2019년쯤 최고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고 4명은 2020년 또는 그 이후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또 GDP대비 부채규모로 8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이 평균 283%를 예상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을 유지하는 한편 최근 요동치고 있는 증시와 통화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엄청난 규모의 돈을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중국의 악성채무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급속히 불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중국 은행들의 여신은 지난 1월에만 2조5100억 위안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여신은 5978억 위안이었다.
싱가포르 소재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줄리언 에반스-프리처드는 블룸버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20년 이전에 (중국)부채 비율이 정점에 도달할 것같지는 않다"며 "우리 모델에 따르면 2024년에 정점을 찍을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중국 정책 결정자들이 적절한 구조 개혁을 단행하지 않는다면 부채 비율은 그 이후에도 더 오를 수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정확한 부채규모가 얼마이며, 언제쯤 정점을 기록한 다음 감소세로 돌아설 것인지를 추정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중국의 부채 규모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라는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의 투자전문가 샤민 모사바-라흐마니와 홍콩의 투자전략가 하 지밍은 보고서에서 "부채가 급속히 증가한 모든 주요 국가들이 금융위기를 겪었고 장기적인 GDP성장률 둔화를 경험했다"며 " 역사는 중국 역시 같은 운명에 직면하리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앞서 버블 경제에 따른 부채 위기를 겪은 국가로 일본, 한국,태국,미국, 영국을 지적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 역시 중국의 엄청난 부채 규모가 중국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의 발목을 잡게 될 것으로 경고한 바있다.
홍콩 주재 금융연구 기관인 ‘오토노머스 리서치(Autonomous Research)’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말쯤 30조 달러 정도의 여신 및 금융자신을 보유하게 된다. 이는 7년 전에 비해 9조 달러 정도 늘어난 규모다. ‘오토노머스 리서치’의 금융분석가인 찰린 추는 NYT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처럼 짧은 기간 동안 그렇게 엄청난 규모로 여신이 늘어난 사례는 없다”며 “이는 결국 직간접적으로 전 세계 모든 금융상품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추는 올해 말 쯤 중국 금융기관 여신의 22%는 이자를 받지 못하는 부실상태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악성채무와 부실 금융자산의 규모는 2조600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손실 규모가 많게는 4조4000억 달러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5조 달러대의 손실을 예상하기도 한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