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석유장관이 오늘(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전격 회동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실질적으로 이끌면서 유가폭락을 사실상 주도해온 사우디와 비오펙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가 이번 만남에서 과연 원유 감산에 대한 공동입장을 도출해낼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통신,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의 알리 알 나이미 석유장관과 알렉산데르 노박 러시아 석유장관을 비롯해 카타르와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이 16일 도하에서 만나 원유감산과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관련국들은 이번 회의의 의제를 공식발표하지 않았지만, 극심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에울로지오 델 피노 석유장관이 이달 초부터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핵심 산유국들을 순회 방문하면서 원유 감산 합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던 것으로 볼 때 유가 안정화 방안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의 개최 소식이 전해지면서 15일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약 2% 상승해 배럴당 34달러에 근접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 역시 30달러선을 회복했다.
시장의 이같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과연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에 합의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사우디는 최근까지도 감산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올 하반기쯤 유가가 자연스럽게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주장해왔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 등 비오펙 회원국들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비오펙 회원국들이 원유를 시장에 쏟아내는한 오펙 차원에서의 감산은 없다는 것이 사우디의 기본 입장이었다. 게다가 이란산 원유까지 시장에 유입되는 상황에서 사우디는 시장점유율 고수를 위해 감산에 더욱 부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사우디와 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가능성에 여전히 회의적이지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이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데 동의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대감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박 러시아 석유장관은 최근 사우디와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바있다. 러시아 에너지 회사들역시 감산에 동참할 수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최고경영자(CEO) 경우 최근 감산 합의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